산 좋고 물 맑기로 소문난 강원 인제군 기린면 북리. 첩첩산중인 이곳에서 25, 26일 자동차 굉음이 메아리쳤다. 오토 테마파크 ‘인제 스피디움’의 개장과 함께 첫 대회 ‘슈퍼다이큐 인 코리아’가 열린 것. 이 대회에는 이틀 동안 1만6000명의 관람객이 찾아왔다. ㈜인제스피디움은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호텔 콘도 갖춘 복합 자동차문화 공간
인제스피디움은 139만9000m²(약 42만3197평)의 터에 조성된 국내 최초의 복합 자동차 문화 공간이다. 경기 시설로는 트랙 총길이 3.98km의 서킷, 경기 중 타이어를 교체하고 연료를 주입하는 피트빌딩, 2만 석 규모의 그랜드스탠드, 레이싱 전체를 관장하는 컨트롤 타워가 있다. 숙박시설은 호텔(134실)과 콘도(118실)가 있는데 거의 모든 객실에서 트랙을 내려다볼 수 있고 객실 내 TV를 통해 실시간 경기 관람이 가능하다. 특히 인제는 유명 관광지인데도 고급 숙박업소가 없던 터라 최고급 휴양 공간으로 관광객 유치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에 대한 전시물과 주행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는 모터스포츠 체험관이 만들어졌고 조만간 카트장과 드라이빙 스쿨도 들어설 예정이다.
㈜인제스피디움은 ㈜태영건설과 포스코ICT, ㈜코리아레이싱페스티발 등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총사업비 1526억 원이 투입됐고 앞으로 30년간 운영한 뒤 인제군에 기부한다. 정필묵 인제스피디움 대표는 “모터스포츠에 대해 대기업과 동호인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며 “국내 유일의 복합 자동차 문화 시설의 강점을 살려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 내린천 설악산 등 주변엔 명소 즐비
㈜인제스피디움은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올해 확정된 국제대회만 10개다. 연간 70만 명의 신규 관광객이 찾고 국제대회 기간엔 3만∼5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회가 열릴 때는 선수단과 관람객을, 경기가 열리지 않을 때는 카트장 등 체험시설과 주변 관광 명소를 찾는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자동차 동호인과 드라마 영화 촬영장으로 빌려 줘 임대 소득도 올릴 계획이다.
지역 주민도 인제스피디움을 통한 관광객 유입과 지역 경기 회복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진 데다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이 좋고 주변 관광지가 많은 점이 성공 배경으로 꼽힌다. 서울에서 약 1시간 40분 거리로, 국내에서 운영 중인 자동차 경기장 중 접근성이 가장 좋다. 특히 내년 동서고속도로 서울∼인제 구간이 개통되면 1시간 20분대로 시간이 단축된다. 래프팅 명소인 내린천과 고즈넉한 자작나무숲, 설악산 등 천혜의 자연 경관도 강점이다.
인제군은 회사 측과 연간 추정 운영 수입의 100%를 초과할 경우 초과분의 10%를 인제군에 귀속시키도록 협약했다. 이를 통해 30년간 약 400억 원 정도의 군 수입이 예상된다. 인근에 농공단지를 만들어 자동차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바퀴축제 개최, 자동차학과 등 특성화 대학 유치도 계획하고 있다.
정인수 인제군 민자사업개발담당은 “숙박시설에 특산물 판매장을 설치했고 대회 때마다 특산물 판매 부스를 만들 예정이어서 농가 소득에 보탬이 될 것”이라며 “인제스피디움 운영이 안정화되면 관광객을 상대로 한 음식점 등 상권도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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