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대여-반납 간편… 편도 이용 못해 ‘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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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김재영 기자가 27일 서울 중구 회현동2가 프라임타워 주차장에 전기차를 반납하며 차량 앞부분에 충전기를 꽂고 있다. 전기차 카 셰어링 서비스는 예약부터 반납까지 무인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본보 김재영 기자가 27일 서울 중구 회현동2가 프라임타워 주차장에 전기차를 반납하며 차량 앞부분에 충전기를 꽂고 있다. 전기차 카 셰어링 서비스는 예약부터 반납까지 무인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업무상 하루에 여러 곳을 이동할 일이 종종 있지만 차량이 없는 회사원 박모 씨(34). 매번 택시를 갈아타기도 불편하고, 렌터카는 최소 12시간 단위로 빌려야 해 부담스럽다. 박 씨는 서울시가 9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전기차 카 셰어링(공동이용)’ 얘기를 신문에서 보고 과연 활용가치가 높은지 기자에게 문의해 왔다. 기자가 먼저 이 서비스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먼저 홈페이지(www.evseoul.com)에 접속해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4개 사업자 가운데 차량이 가장 많은 ‘시티카’(www.citycar.co.kr)를 골랐다. 가입 절차는 간편했다. 운전면허와 간단한 신상정보, 신용카드 정보 등을 입력하면 된다. 선불 티머니카드를 활용하면 별도의 회원카드가 필요 없다. 예약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하면 된다. 최소 1시간을 기본으로 30분 단위로 추가할 수 있으며 요금은 30분 기준 3150원. 별도의 주유 비용도 없다. 24시간 종일요금(4만9000원),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심야요금(1만 원·20km 초과 시 km당 600원 추가) 등 다양한 요금제를 활용할 수도 있다.

27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을 예약하자 예약 시간과 대여 지역, 차량번호, 이용 안내 등이 적힌 문자메시지가 왔다. 서울 중구 회현동2가 프라임타워 주차장을 찾았다. 차량번호를 확인한 뒤 차량 앞부분의 충전기를 뽑고 운전석 쪽 유리창의 센서에 티머니카드를 대자 철컥하고 차량 문이 열렸다. 모든 절차가 100% 무인 시스템이었다.

시동을 거니 일반 자동차와 달리 떨림과 소음이 없었다. 계기반의 ‘Ready(준비 완료)’ 등(燈)을 보고 나서야 시동이 걸렸음을 알아챌 정도. 주행 능력도 만족스러웠다. 시속 80∼90km까지도 무난하게 도달했다. 계기반에는 전력 소모량과 남은 충전량이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한 번 충전하면 90km 정도 달릴 수 있다. 배터리가 부족하면 서울 시내 28곳에 있는 충전소에서 20∼30분 걸리는 급속 충전을 하면 된다. 충전 비용은 무료. 충전소는 운전석 왼쪽 앞에 달린 단말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반납 과정도 복잡하지 않다. 자동차를 빌린 곳으로 돌아와 차량 앞쪽의 충전구를 열고 충전기를 연결한 뒤 운전석 앞 단말기의 반납 버튼을 누르면 된다. 차량에서 나와 센서에 티머니카드를 대면 차량 문이 잠긴다.

서울시에 따르면 9일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하루 200∼300명씩 가입하고 있다. 시범 실시 기간을 포함해 회원은 총 1만5000여 명. 서울시가 시범 실시 기간 조사한 시민 만족도가 94%에 달하고 재이용률도 높은 편이다. 주로 20, 30대가 이용한다. 대여 차량이 경차인 레이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평일가동률 60%, 주말 가동률 90∼100%로 주로 주말에 많이 이용한다. 의외로 장거리 이용자가 많다. 이노성 서울시 친환경교통정책팀장은 “도심 위주 단거리 이용자가 많을 줄 알았는데 평균 40∼50km를 이용한다”며 “주행 가능 거리, 충전소 위치 등을 미리 계산하고 교외로 나들이 가서 하루에 150∼200km씩 운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비스 초기여서 불편한 점도 많다. 우선 차량을 반드시 대여한 곳에서 반납해야 한다. 기자는 명동에서 구로구청까지 왕복 25km 정도를 운행했다. 전체 대여 시간은 4시간이지만 왕복을 위한 운행 시간은 1시간 반 남짓이었고 나머지 시간은 업무를 위해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놨다. 편도 서비스가 가능하다면 2시간을 예약해 1만2600원만 내면 됐지만 실제로는 2만5200원을 썼다. 왕복 택시비가 대략 2만7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비용 차가 거의 없는 셈이다.

이 팀장은 “편도 서비스를 도입하려면 최소 1500대가 필요한데 현재는 184대에 불과해 시기상조”라며 “출퇴근 시간에 교통 흐름이 편중된 서울에서 편도 서비스를 도입하면 교통량이 증가할 수 있어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 회원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각각의 업체에 별도로 가입하고 예약해야 하는 것도 불편하다. 대형마트에 충전소가 있는 경우도 많은데 충전은 무료지만 충전하는 동안 주차비는 내야 한다. 서울을 벗어나면 충전소가 경기 9곳, 인천 7곳에 불과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이 팀장은 “수도권에 충전소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어서 하반기부터는 장거리 운행에도 큰 불편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oot@donga.com
#서울시#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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