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 생도들 사이에 ‘대낮 성폭행’ 사건이 벌어져 군 당국이 특별감찰에 들어갔다. 생도들 간의 성폭행 사건은 1998년 육사에 여생도 입교가 시행된 후 처음이다.
육군에 따르면 22일 육군사관학교 생도의 날 축제 행사 뒤 4학년 남자 생도 A 씨(22)가 술에 취한 2학년 여자 생도 B 씨(20)를 자신의 기숙사방에 데려가 성폭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들을 포함해 전공 교수와 생도 등 20여 명은 오전 운동회를 마친 뒤 학과 모임을 겸해 육사 영내 잔디밭에서 점심식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나눠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남녀 생도 2명이 없어진 것을 확인한 동료들이 이들을 찾는 과정에서 성폭행 사건의 전말이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초유의 육사 생도 간 성폭행 사건으로 인해 생도들이 과연 축제를 빙자해 술을 마신 것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2001년부터 학교장과 생도대장의 승인 아래 생도들이 소량의 음주를 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2011년 9월 이후로 지도교수의 주관하에 생도의 품위를 지키는 선에서 음주를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었다. 육사 한 학년당 생도 수는 250명 안팎이며 여생도는 30명 내외로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군 당국은 당시 생도들이 규정을 위반해 과도하게 음주를 했는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육군은 심리 치료를 위해 피해자를 격리했으며 4학년 남자 생도는 성 군기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했다. 또 4학년 생도 전체에 외박통제 조치를 내렸으며 육사에 감찰실 전원을 투입해 특별감찰에 착수했다. 육군 관계자는 “진상조사를 벌여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엄격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