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는 밑동을 드러낸 회화나무를 원래 상태로 심고 특별관리에 들어갔다. 500mL짜리 포도당 수액주사를 16차례나 놓고 때때로 영양제와 뿌리발근촉진제를 뿌렸다. 겨울에는 나무가 얼지 않도록 볏짚으로 옷을 입혀줬다.
회화나무는 지난달 말 기온이 오르면서 4개 가지가 연한 초록빛을 띠어 회생 가능성을 보였다. 시는 이달 중순까지 새순이 나면 완전히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소생하지 못했다. 임은라 광주시 도시녹화담당은 “한 달 전 가지에 물이 올라 내심 기대가 컸는데 안타깝다”며 “가지에 물이 오른 건 수액에 있던 양분이 마지막으로 공급되면서 나타난 현상 같다”고 말했다.
수령 200년인 이 회화나무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생생한 목격자다. 당시 나무를 둘러싸고 계엄군 초소가 있었고 시민들이 초소에서 계엄군에게 무참히 폭행당하고 끌려가기도 했다. 시민들은 5·18민주화운동의 증인인 회화나무가 싹을 틔워 옛 전남도청 자리에 들어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모습도 지켜봐주길 바랐지만 결국 올 5월을 넘기지 못했다. 광주시는 회화나무가 지닌 상징성을 감안해 후계목을 심을지, 고사한 나무를 박제해 현장에 보존할지를 5·18 관련 단체와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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