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5월 광주’ 상징 전남도청앞 회화나무 끝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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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8월 태풍 ‘볼라벤’에 뿌리째 뽑혀
복구후 영양제 등 온갖 정성에도 고사

‘5월 광주’를 상징하는 회화나무를 살리기 위해 광주시가 온갖 정성을 쏟았으나 회생하지 못했다. 광주시 제공
‘5월 광주’를 상징하는 회화나무를 살리기 위해 광주시가 온갖 정성을 쏟았으나 회생하지 못했다. 광주시 제공
‘5월 광주’를 상징하는 옛 전남도청 앞 회화나무가 끝내 잎을 틔우지 못했다. 지난해 태풍 ‘볼라벤’의 강한 비바람에 뿌리째 뽑힌 회화나무를 살리기 위해 광주시가 온갖 정성을 쏟았지만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높이 10m인 이 회화나무는 지난해 8월 태풍 때 넘어지면서 잔뿌리의 상당 부분이 손상돼 생존 여부가 불투명했다.

▶본보 2012년 8월 31일자 A17면 참조… 광주시 “힘내라! 회화나무”

광주시는 밑동을 드러낸 회화나무를 원래 상태로 심고 특별관리에 들어갔다. 500mL짜리 포도당 수액주사를 16차례나 놓고 때때로 영양제와 뿌리발근촉진제를 뿌렸다. 겨울에는 나무가 얼지 않도록 볏짚으로 옷을 입혀줬다.

회화나무는 지난달 말 기온이 오르면서 4개 가지가 연한 초록빛을 띠어 회생 가능성을 보였다. 시는 이달 중순까지 새순이 나면 완전히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소생하지 못했다. 임은라 광주시 도시녹화담당은 “한 달 전 가지에 물이 올라 내심 기대가 컸는데 안타깝다”며 “가지에 물이 오른 건 수액에 있던 양분이 마지막으로 공급되면서 나타난 현상 같다”고 말했다.

수령 200년인 이 회화나무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생생한 목격자다. 당시 나무를 둘러싸고 계엄군 초소가 있었고 시민들이 초소에서 계엄군에게 무참히 폭행당하고 끌려가기도 했다. 시민들은 5·18민주화운동의 증인인 회화나무가 싹을 틔워 옛 전남도청 자리에 들어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모습도 지켜봐주길 바랐지만 결국 올 5월을 넘기지 못했다. 광주시는 회화나무가 지닌 상징성을 감안해 후계목을 심을지, 고사한 나무를 박제해 현장에 보존할지를 5·18 관련 단체와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회화나무#볼라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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