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름 제조공장에서 3년간 일했던 심모 씨(37·여)는 2010년 ‘짝퉁 참기름’을 만들어 팔기로 결심했다. 질보다 무조건 싼 참기름을 선호하는 일부 도·소매상과 식당 주인들을 겨냥한 것이다. 심 씨는 2010년 6월 경기 화성시의 한 창고 밀집 지역에 비밀공장을 차렸다. 압착기와 볶음솥, 혼합탱크, 저장탱크 등 완벽한 참기름 제조시설을 갖췄다.
심 씨는 옥수수기름과 향미유, 인도산 참기름을 8 대 1 대 1 비율로 섞어 짝퉁 참기름을 만들었다. 중국산 들기름과 옥수수기름을 8 대 2로 섞으면 짝퉁 들기름이 됐다. 작업 방법이 비교적 간단해 심 씨 혼자서 대량의 참기름을 제조할 수 있었다. 심 씨는 기름병에 ‘인도산 참깨 100%’ ‘중국산 들깨 100%’라고 속여 표기했다.
짝퉁 참기름은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심 씨가 만든 1.8L짜리 참기름 한 병 가격이 5000∼1만3000원 선으로 정품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색이나 냄새로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했다. 일부 도·소매상들은 심 씨 제품이 가짜인 것을 알면서도 구입했다. 범행은 지나치게 싼 가격을 의심한 ‘착한 도매상’의 신고로 발각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심 씨를 구속하고 이를 알고도 구입한 유통업자 유모 씨(56)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심 씨는 2010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6억9000만 원 상당의 참기름 17만 L, 1억여 원 상당의 들기름 2만6000L를 제조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 씨는 지난해 10월 가짜 기름을 만들다 화성시에 적발됐지만 다른 공장으로 옮겨 영업을 계속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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