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區의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3일 03시 00분


외유 나간 성북구의원들 터키 도심서 고함 지르며 싸움 ‘국제망신’
의장단 선거 인증샷 요구 동작구 의원 “부의장 불신임 적법” 판결

일부 기초자치단체 의원들의 추태가 이어지고 있다. 2일 서울 성북구에 따르면 성북구 의원 두 명은 지난달 25일 구의회 예산으로 떠난 7박 9일 일정의 터키 이스탄불 외유 과정에서 사소한 시비 끝에 이스탄불 도심인 베요을루의 한 식당 밖에서 서로 고함을 지르며 말다툼을 벌였다. 두 의원은 각각 새누리당과 민주당 소속이다. 거리를 지나던 많은 터키 시민이 이들의 싸움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싸움은 A 의원이 전날 자신이 묵었던 숙소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자 B 의원이 “불평 좀 그만하라”고 면박을 주면서 시작됐다. A 의원은 “내 방이 너무 비좁아 화장실에 짐을 놓아야 했고 옆방의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시설이 형편없어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였다. 이에 화가 나 의원들에게 불만을 토로했는데 B 의원이 문제를 삼은 것”이라고 했다. B 의원은 “A 의원이 여행사 보상과 호텔 사과를 요구하며 의장단에 항의하는 등 계속 불평을 하기에 ‘다들 힘든 건 마찬가지인데 혼자 왜 그러냐. 그만 좀 하라’고 말한 것뿐”이라고 했다. 두 의원은 “언쟁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지만 다른 의원들이 말려 물리적 충돌까진 없었다”고 했다.

이번 이스탄불 방문은 성북구의회와 지난해 5월 우호교류협정을 체결한 베요을루구의회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1인당 250여만 원의 경비는 성북구의회가 부담했다. 방문 중 공식 일정은 구의회 방문 한 차례뿐이었으며, 나머지는 터키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한편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송우철)는 김명기 서울 동작구의원이 동작구의회를 상대로 낸 부의장 불신임 결의 등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의장선거 전 동료 의원들에게 기표 내용을 촬영하는 ‘인증샷’을 찍도록 했다. 이에 일부 의원이 항의하자 김 의원은 “어느 누구든 의장선거에 대해 엉뚱하게 말하는 ××이 있으면 입을 찢어버리겠다”고 폭언하고 최모 의원을 주먹으로 때리려 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부의장에 당선됐지만 동작구의회는 김 의원의 투표 담합행위와 폭언 및 폭행 등을 문제 삼아 지난해 10월 부의장 불신임 결의안을 의결했다.

서동일·강경석 기자 dong@donga.com
#성북구의원#국제망신#기초자치단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