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청주시에 연초제조창 팔며… 용역업체와 짜고 공무원에 6억 전달
당초 매각 대금보다 100억 더 받아”
KT&G가 충북 청주시에 건물을 팔면서 매각 대금을 많이 받기 위해 용역업체와 짜고 시청 공무원에게 6억여 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6일 확인됐다. 경찰은 이 같은 혐의로 KT&G 민영진 사장 등 임직원 6명을 포함해 관련자 8명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청주시 기업지원과장 이모 씨(51)를 뇌물수수 혐의로 5일 체포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KT&G는 2008년 청주시와 연초제조창 매매 협상을 하면서 400억 원에 팔겠다고 제안했지만 청주시가 부동산 감정가 등을 근거로 250억 원에 사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협상이 결렬됐다. 그러자 KT&G는 2010년 자사의 부동산 관련 용역업체인 N사에 “협상이 결렬됐으니 (청주시와의) 연결고리를 찾아보라”고 요청했고 N사는 청주시의 담당 과장인 이 씨를 로비 대상으로 점찍고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N사는 이 씨로부터 “당신들이 받는 수수료의 절반을 나에게 주면 유리한 조건으로 매각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듣고 KT&G 측과 협의해 뇌물 액수를 6억6000만 원으로 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이 씨는 N사로부터 현금으로 3억 원을 받고 차명계좌로 3억6000만 원을 입금 받았다. 얼마 뒤 청주시는 연초제조창을 당초 사려던 액수보다 100억 원이 많은 350억 원에 사들였다.
경찰은 N사 관계자로부터 “KT&G 측이 이 씨가 요구하는 뇌물 액수를 확인한 뒤 선금을 줄 수 있도록 돈을 융통해줬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청주시가 100억 원이나 더 주고 건물을 산 경위와 담당 결재라인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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