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왜 국영수보다 진로교육이 먼저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1일 03시 00분


에듀칼럼

성적중심, 학벌주의로 대표되던 우리 교육이 변하고 있다. 점수 일변도였던 기존의 교육정책이 진로에 맞춰지면서, 자기주도학습과 함께 학생들의 꿈과 끼에 집중하는 진로교육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자유학기제가 있다.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를 선정해 중간·기말고사를 보지 않고, 진로 탐색과 동아리 활동 시간 등을 늘리는 제도이다. 자유학기제의 수업방식도 강의와 암기 위주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실습과 프로젝트 중심으로 바뀐다. 올 9월 전국 42개 학교에서 우선 시행되는 자유학기제는 2016년에 전국의 중학교로 확대된다고 하니 교육계에 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진로교육은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전형이 도입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추세를 보인다. 입학사정관전형은 아이들을 교과 성적이라는 숫자로 평가하지 않고 자기주도능력과 진로 성숙도 등 개인의 발전가능성을 중요한 지표로 평가한다. 이제 국·영·수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나, 1등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무의미해진다는 말이다. 이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대해 올바르게 인지하고 이를 준비해 나가는 능력이다.

진로교육, 아직은 걸음마 단계

그러나 교육부의 야심 찬 준비와는 달리 입시를 준비하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선생님들에게 이 새로운 커리큘럼은 어렵기만 하다.

경남 창원시 마산의 한 중학교 교사는 “감이 안 온다. 정부가 자유학기제에 대한 큰 틀을 소개했지만 학교가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채 시행한다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의 조사에서 중고교 교사 10명 중 9명은 진로지도를 위한 자료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의 진로교육은 적성검사나 단발성 이벤트에 의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커리큘럼으로는 올바른 진로교육을 해낼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의 개발과 함께 진로교과의 선택폭을 확대하고 체험 위주의 진로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교사들의 진로교육에 대한 연수를 더욱 강화해야 하며, 시도교육청별 진로 코디네이터 선발을 통해 전문 인력을 확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올바른 진로교육이란?

효과적인 진로 프로그램의 열매를 보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 효과적인 진로 교육 프로그램은 자신이 최고의 위치에 올랐을 때를 가정한 후 그 위치에 가기 위한 길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 위한 진로 프로그램에서 필요한 것은 구체적인 탐색과정이다.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첫째로 자신의 재능, 흥미, 성향과 가치를 정리하고, 둘째로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해 깊이 알아가며, 마지막으로 구체적인 인생 설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고봉익 TMD교육그룹 대표
고봉익 TMD교육그룹 대표
공부의 목적이 없고 미래에 대한 목표도 없는 국·영·수 과외보다 진로교육이 아이들의 학습능률을 향상시키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은 이미 6년간의 진로교육에 대한 임상 연구를 통해 밝혀진 내용이다.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로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좋은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고봉익 TMD교육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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