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아카펠라와 TV광고로 수업하니 참여도 ‘100%’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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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바꾸는 교사 동아리

김형태 경기 서촌초등학교 교사가 인터넷사용을 주제로 진행한 포스터그리기 수업.
김형태 경기 서촌초등학교 교사가 인터넷사용을 주제로 진행한 포스터그리기 수업.
관심사와 성적수준, 개인 환경이 모두 다른 학생들이 학교 수업에 100% 참여하기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이 수년 동안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 낸 새 교육과정 교과서도,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인성교육 프로그램도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무용지물. 학생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수업은 결국 교사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그 과정이 쉽지 않지만 같은 고민을 하는 교사들이 머리를 맞댄다면 창의적이고 훌륭한 수업방법을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소개할 두 교사 모임처럼 말이다.

한승모 강원 인제남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아카펠라 수업.
한승모 강원 인제남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아카펠라 수업.
[한국아카펠라교육연구회] “아카펠라는 선행학습이 필요 없는 단체놀이”


한국아카펠라교육연구회 소속 교사들은 자신들의 취미활동인 아카펠라를 음악수업에 적용해 학생들의 수업참여도를 100%로 끌어올린 성공사례다. 현재 전국 17개 지역, 150여 명의 교사가 지역별로 월 1, 2회 모여 노래연습을 하고 수업사례를 공유한다. 이들은 초중고교 교과서 속 국악 작품 100편 중 10편을 골라 직접 노래를 부른 아카펠라 음반도 냈다.

아카펠라는 국악이나 클래식에 재미를 못 느끼는 학생, 교과서 속 노래를 제대로 부르거나 연주하기 어려워하는 학생도 흥미를 갖고 참여하는 음악수업 대안이다.

2006년 이 모임을 조직한 한승모 강원 인제남초등학교 교사는 “5학년 음악교과서에 나오는 ‘스와니강’의 경우 화음이 들어가는 2부 합창곡으로 돼 있어 학생들이 부르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만 학생 수준에 맞게 곡을 편곡하고 화음 감각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단계적으로 화성연습을 시키니 학급 전원이 아카펠라로 이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모임의 제주지역 회장인 김명진 제주서초등학교 교사(제주시교육청 예술영재교육원 음악영재담당교사)는 국어수업에서도 아카펠라에 도움이 되는 리듬감 훈련을 진행한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짧은 글을 짓고 이를 랩처럼 읽으면 친구들이 퍼커션(타악기) 리듬을 넣어주는 방식.

김 교사는 “아카펠라 수업을 할 때 악보를 비워놓고 어울리는 리듬이나 화음을 넣어보게 하면 학생들의 창의력을 자극하는 수업이 될 수 있다”면서 “아카펠라는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도 자신의 존재가 분명히 드러나는 장르이기 때문에 소외되는 것을 싫어하는 요즘 학생들이 협동심과 자신감을 모두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깨미동] “미디어가 사고력·인성교육 교재”

1999년 조직된 깨미동(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교사들은 스마트폰 게임 영화 광고 만화 대중가요 신문 등 주요 대중매체에 담긴 폐해와 비밀을 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교육하는 수업 프로그램을 전국에 전파하고 있다.

현재 활동 중인 회원 수는 500여 명. 이 모임의 중고등부 대표를 맡고 있는 강정훈 경기 초지고등학교 과학교사는 학생들이 교과수업에 지루함을 호소할 때나 진로교육,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미디어교육 시간으로 적극 활용한다.

강 교사는 “광고를 소재로 한 수업에서는 한 의류브랜드의 광고를 보여주면서 경쟁사를 상징하는 장치는 무엇인지 분석해 광고를 비판적으로 읽는 능력을 가르쳐줄 수 있고, 신문 교육에서는 헤드라인을 가리고 기사의 주제를 뽑은 뒤 다시 헤드라인과 비교하는 식으로 신문기사의 속성을 분석하는 활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깨미동 교사들의 최근 관심사는 스마트폰. 이들 교사는 학생들의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추는 교육법을 개발해 경기도교육청 교사연수프로그램에서 연수(개인당 30시간 분량)를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로 하여금 ‘스마트폰 사용 자가점검표’를 작성해 보게 하거나 집에 있을 때는 가족의 스마트폰을 한 곳에 모아두는 ‘스마트폰 바구니’를 설치하는 캠페인도 진행한다.

깨미동의 초등부 대표인 김형태 경기 서촌초등학교교사는 “깨미동 교사들은 미디어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영화감독 광고인 등 전문가를 초청해 교육현장에서 가르칠 내용을 다함께 찾는다”면서 “학생을 위한 미디어 수업에서도 학생들이 자신의 미디어 사용을 반성한 점을 공유하거나 다른 친구에게 소개하는 협동학습을 진행한 뒤 이후 새로운 실천운동까지 겸하게 하면 인성교육의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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