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펀드 출자 관여 안했다→했다→안했다→했다
SK 계열사 자금 횡령 사건 관련… 檢수사부터 항소심까지 세차례 번복
SK그룹 계열사 자금 횡령 사건으로 항소심 공판을 받고 있는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계열사 자금을 횡령할 때 최재원 SK㈜ 수석부회장과 범행을 공모했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진술했다. 김 전 대표는 앞서 지난달 20일 4차 공판에서는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에게 450억 원을 세 차례에 나눠 송금했는데 그중 두 번째, 세 번째 송금은 최 부회장의 직접 지시를 받고 송금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최 부회장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0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 심리로 열린 항소심 7차 공판에서 김 전 대표는 “SK그룹 계열사인 SK가스의 펀드 선지급금 출자가 실무진 반대로 미뤄져 최 부회장과 상의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대표는 “선지급금의 실제 목적은 최태원 SK㈜ 회장의 선물 투자였지만 사실대로 밝히면 최 회장에게 흉이 될까봐 인수합병(M&A)에 대비한 선지급금이라고 SK가스 측에 거짓으로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전 대표는 최 회장 형제의 개인 선물 투자를 담당했던 김원홍 전 고문과 최 회장 형제의 관계에 대해 “김 전 고문은 단순한 투자 에이전트가 아니었고 최 회장 형제와 깊은 얘기를 나누는 사이였다”며 “특히 최 부회장은 그에게 거의 복종하는 편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앞서 검찰 수사 단계에서부터 항소심 공판에 이르기까지 진술을 3차례나 바꿨다. 초기 수사 때는 “최 회장이 펀드 출자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지만, 이후에는 “최 회장이 관여했다”고 말을 바꿨다. 1심에서는 다시 “최 회장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가 지난달 20일 열린 항소심 4차 공판에서는 다시 진술을 바꿔 “최 회장 형제 측의 요청으로 검찰과 법원에서 진술을 번복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항소심에서 주장하는 진술이 최 회장 형제의 유죄 입증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최 회장 측은 김 전 대표가 수차례 진술을 번복하고 있어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앞서 최 회장 측 역시 4월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펀드 출자금 조성에 관여한 적 없다는 1심 진술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진술을 번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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