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복원 공사 6년여 만에 11월 완료… 상판 힘껏 들리는 도개기능 재현
중구-영도구 전시관 유치경쟁 후끈
“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
가요 ‘굳세어라 금순아’의 노랫말 중 일부다. 6·25전쟁 이후 피란민들은 다리가 들리는(도개교) 부산 영도다리에서 이 노래를 부르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했다. 영도다리에 가면 잃어버린 가족을 찾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당시 이곳에는 이산가족들의 구구절절한 사연이 빼곡했다.
부산의 명물 영도대교(옛 영도다리)의 상판이 힘껏 들리는 모습을 볼 날도 머지않았다. 부산시는 “2007년 7월 영도대교 보수·복원공사의 첫 삽을 뜬 지 6년여 만인 9일 상부공(교각이나 기초공 위에 위치하는 상판) 설치를 끝냈다”고 10일 밝혔다. 영도대교 교각 위 5개 구간의 상판을 모두 연결한 것. 핵심시설인 도개교도 이날 해상크레인으로 설치했다.
영도대교는 길이 214.8m, 폭 25.3m로 옛 도개 기능을 그대로 간직한 채 보수·복원된다.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도개교 시험 운전을 거쳐 11월 23일 정식 개통할 예정이다. 영도대교는 1934년 11월 23일 개통됐으나 1966년 도개 기능을 멈췄다. 다리 건설 80년 만에 새 모습으로, 도개 기능은 57년 만에 재현된다.
영도대교는 부산 중구와 영도를 잇는 우리나라 최초의 연륙교이자 최초의 도개교였다. 6·25전쟁 때는 부산으로 몰려든 피란민이 전쟁 와중에 헤어진 이들을 만나려고 다리 밑을 찾으면서 ‘우리나라 1호 만남의 광장’ 역할을 했다. 당시 다리가 들려 내려질 때까지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교량의 앞쪽 부분 31m가 하루 7차례 정도 올라가면서 그 아래로 배가 지나갔다.
1980년부터는 영도다리에서 영도대교로 이름이 바뀌었다. 2000년대 들어 노후화로 철거 문제가 거론되면서 영도다리를 추억하는 이들의 반발이 거셌다. 시는 2006년 영도대교를 시 지정문화재로 지정하고 다시 도개식 교량으로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영도대교의 전시관 위치를 놓고 중구와 영도구가 유치 경쟁을 하고 있다. 다리가 올라오는 모습과 관련 자료도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상징성은 물론이고 관광객 유치와 관광 수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구는 국토교통부 소유인 중앙동1가 일대 750m²(약 220평)와 중앙동5가 부산항연안여객터미널을 추천했다. 영도구는 영도대교 기념비·현인노래비와 가까운 대교동1가 영도경찰서 근처 공터 1038m²(약 315평)가 최적지라고 맞서고 있다.
중구는 “영도다리를 들어올리는 도개시설이 우리 쪽에 있다. 관광객의 접근성도 뛰어나다”고 반발하고 있다. 영도구의회는 최근 임시회에서 ‘영도대교 전시관 영도 건립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부산시는 전시관 건립 타당성 용역을 이달 중 마무리할 예정이다. 여준모 시 도로계획담당관은 “역사를 담은 부산의 상징 영도대교가 옛날처럼 다리 일부분을 드는 기능이 가동되면 부산의 명소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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