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꺼! 반칙운전]
작년 10월∼올해 4월 평균속도 조사… 교차로 60곳 교통신호 연동 효과 톡톡
인천 서구 서부공단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김상윤 씨(42·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는 요즘 출퇴근길이 가볍다. 지난해까지 출퇴근 시간에 승용차를 운전해 길주로(부천영상단지사거리∼부평산곡사거리) 약 3km 구간을 지나는 데 30분 이상 걸려 짜증이 나기 일쑤였지만 최근 10분이면 통과할 수 있게 됐다.
지하철 7호선이 개통돼 도로에 공사현장이 없어진 데다 이 구간 13개 교차로의 연동신호가 늘어나 5개 교차로 정도는 멈추지 않고 한번에 지날 수 있다. 또 각 차로의 폭을 줄여 한 개 차선을 더 확보했다. 비보호 좌회전 구간도 없어졌다. 김 씨는 “지난해까지 차량이 밀려 한꺼번에 2개 교차로를 통과하기도 힘들었는데 연동신호가 길어져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주요 간선도로에서 차량 흐름이 올해 초부터 크게 개선됐다. 인천지역 차량 통행량이 2010년부터 매년 6% 이상 늘어나고 있지만 교통 여건은 오히려 좋아진 것이다.
11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로교통공단에 의뢰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인주로 등 도심 64개 간선도로(길이 393km)에서 차량의 평균 통행속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km당 지체시간(차량이 주행하다가 신호대기 등으로 정지한 시간)이 60.5초로 지난해 같은 기간(69.8초)보다 9.3초나 줄었다. 평균 통행속도도 시속 24.9km에서 26.2km로 빨라졌다.
인천경찰청은 지난해 11월부터 남동구 구월동 길병원사거리 등 차량 통행량이 많은 주요 교차로 60곳에서 차량 흐름에 따라 교통신호를 연동시킨 것이 큰 효과를 거뒀다고 보고 있다. 종전에는 차량이 밀리지 않을 경우 직진 신호를 받아 한번에 최대 3개 교차로를 통과하기가 빠듯했으나 연동화 구간을 늘린 현재는 5, 6개 교차로를 연속으로 지날 수 있다.
인천경찰청은 매년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 인천시의 지원을 받아 불합리한 도로교통시설을 바꾸고 있다. 올해에는 모두 150억여 원을 들여 정체 구간에 대한 교통량을 분석해 차로 배분과 확장, 신호주기 개선, 안내표지판 신설 등 교통안전시설물을 정비할 계획이다.
교차로 꼬리물기 현상을 줄이기 위해 ‘앞 막힘 제어시스템’을 남동구 구월팬더사거리와 작은구월사거리, 서구 신석사거리, 계양구 조산사거리와 까치말사거리 등 5곳에 이달 말까지 설치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교차로를 지나는 차량의 운행 속도가 시속 5km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바뀌어 차량 진입을 자동으로 차단한다. 인천에서는 올 3월 부평구 십정사거리에 처음 도입한 후 꼬리물기 현상이 70% 이상 줄었다.
라성환 인천경찰청 교통계장은 “지체시간이 줄고 통행속도가 빨라져 올해 668억 원에 이르는 교통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반칙운전 근절 캠페인에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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