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 출신으로 한국 방송계에 큰 족적을 남긴 고 한운사 선생(1923∼2009·사진)을 기리는 기념관이 생가 터인 괴산군 청안면 읍내리에 문을 열었다. 괴산군은 10억9000만 원을 들어 2층 규모로 기념관을 지었다. 1전시실은 음악과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고 2전시실에는 한 선생의 자취를 담은 사진을 전시했다. 3전시실은 육필 원고, 대본과 생전에 쓰던 책상, 펜, 안경 등 유품으로 꾸민다.
1923년 태어난 한 선생은 청주상고를 나와 서울대 불문학과에 재학 중이던 1948년 KBS 라디오 ‘어찌하리까’의 방송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60여 년간 라디오와 TV, 영화 등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한 집필활동을 했다. 새마을 운동가인 ‘잘살아보세’와 ‘빨간 마후라’ ‘강릉 아가씨’ ‘세월의 보초’ 등 30여 편의 대중가요를 직접 작사하기도 했다. 1963년 이승만 전 대통령을 둘러싼 경무대 이야기를 다룬 동아방송 라디오 드라마 ‘잘돼갑니다’는 큰 인기를 얻어 당시 예정된 종방 시한보다 한 달 연장되기도 했다. 다작(多作)이면서도 작품마다 사회 현실을 잘 짚어내 한국 방송작가의 ‘대부’로 꼽힌다. 1965년부터 1979년까지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을, 1984년 한국펜클럽 대표를 지냈다. 2002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방송인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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