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송어는 전라도에서는 송어로, 경기도에서는 밴댕이라 불리는 어종이다. 기름기가 많고 가시가 연하며 6월에 잡히는 것이 가장 맛이 좋다. 칼슘과 철분, 불포화지방이 많아 골다공증과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어 제철 별미로 각광받고 있다.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인 전남 신안군 증도에서 21일부터 이틀간 ‘신안 바다송어 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는 섬의 천국인 신안군이 올 들어 개최하는 6번째 별미축제다.
○ 신안은 별미 천국
신안군은 매월 지역에서 나는 수산물을 소재로 축제를 열고 있다.
이 때문에 신안에 가면 일년 내내 입이 즐겁다. 첫 별미축제는 4월 간재미가 연다. 도초면 화도 선착장 일대가 축제 장소다. 다른 지역에서 나는 간재미보다 탱탱하고 부드럽다. 5월 초엔 홍어축제가 흑산도에서 열린다. 금방 잡은 신선한 홍어, 코끝을 쏘는 삭힌 홍어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기회다. 5월 하순엔 감자조림과 젓갈 맛이 좋은 강달어를 만날 수 있다. 강달어는 지역에 따라 ‘황석어’ ‘황세기’ ‘깡다리’로 불린다.
6월엔 병어 맛이 일품이다. 병어는 비늘이 없는 은백색 생선이다. 흰 살이 부드럽고 지방이 적어 고기 맛이 담백하다. 6월 초 신안 해역에서 잡히는 병어는 살이 탱탱하고 비린내가 적다. 이 즈음 병어들이 산란을 앞두고 영양분을 많이 축적하기 때문이다. 이달 5일부터 9일까지 신안군 지도읍 신안수협 송도위판장 일대에서 열린 병어축제는 전국에서 15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병어 시식회, 요리대회, 병어무침 비빔밥 만들기 등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 “이달에는 무슨 생선을 먹을까”
신안군이 개최하는 수산물 축제에는 ‘과학’이 담겨 있다. 관광, 문화, 예술 등 일반 축제와는 달리 수산물 축제 일정을 정할 때는 어느 어종이 어느 물때에 많이 잡히는지를 예측해야 한다.
신안군은 그동안 김, 간재미, 홍어, 우럭, 병어, 전복, 민어, 농어, 세발낙지, 대하, 젓새우, 숭어 등 12가지를 ‘이달의 수산물’로 지정하고 어민들의 판촉 활동을 지원해왔다. 가장 때깔 곱고 맛 좋은 시기가 널리 알려지면서 이들 수산물을 맛보려는 관광객까지 몰리는 효과를 얻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자신 있게 ‘별미축제’로 발전시켰다.
8월 3, 4일에는 임자면 대광해변에서 민어 축제가, 10월 11, 12일에는 장산면에서 왕새우 축제가 각각 열린다. 은회색 빛깔을 띠는 민어는 8월에 떼로 몰려와 9월 초까지 전국 수요량의 90%가 신안 바다에서 잡힌다. 10월 26, 27일에는 뻘낙지 축제(압해읍)가, 11월 2, 3일에는 전국 유통량의 60%를 차지하는 새우젓 축제(지도읍 젓갈타운)가 각각 열린다. 이들 축제는 수온 등 기상여건에 따라 개최기간이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달을 연관지어 축제시기를 정하는 자치단체는 신안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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