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꺼! 반칙운전]후진하던 아파트 셔틀버스에 네살배기 여자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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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17일 03시 00분


15일 경남 거제시 연초면 S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후진하다 뒤에서 달려오던 서모 양을 치어 숨지게 한 아파트 셔틀버스. 사진 출처 '다음'로드뷰
15일 경남 거제시 연초면 S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후진하다 뒤에서 달려오던 서모 양을 치어 숨지게 한 아파트 셔틀버스. 사진 출처 '다음'로드뷰
“평소에도 주차공간이 협소해 위험해 보였는데….”

16일 경남 거제경찰서 김성호 교통사고조사계장은 전날 거제시내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 발생한 셔틀버스 사고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15일 오후 3시 40분경 경남 거제시 연초면 S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김모 씨(63)가 몰던 이 아파트 셔틀버스가 후진하며 서모 양(4)을 뒷바퀴로 치었고 서 양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사고 당시 서 양은 친구들과 아파트 상가 1층 마트에서 사탕을 산 뒤 일명 씽씽카를 타고 아파트단지 내 자신의 집을 향해 가던 중 변을 당했다. 마트에서 아파트 단지 쪽으로는 내리막 경사다. 서 양은 이 아파트 102동에서 회사원인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남동생(2)과 살고 있다.

아파트 주민 박모 씨(39)는 “서 양이 버스에 받혀 넘어지는 것을 보고 고함을 지르며 달려갔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운전사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처럼 일을 마치고 주차하기 위해 후진하고 있었다. 서 양을 미처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셔틀버스 주차장은 아파트관리사무소와 가깝지만 주차할 때 보조 요원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몰던 45인승 셔틀버스는 아파트 주민들이 편의를 위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파트 주민자치회 소유다. 박모 주민자치회장은 “셔틀버스는 거제시에 등록한 뒤 합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운전사 김 씨는 4개월 전 채용했다”고 말했다.

이 셔틀버스는 아파트 입주자를 태우고 인근 고현터미널과 고현시장, 그리고 이 아파트 학생들이 다니는 오비초등학교를 평일에는 하루 13차례, 주말에는 6차례 정도 운행하고 있다. 사고 당시 김 씨는 주차하기 위해 관리사무소를 마주본 상태로 아파트 101동과 상가 사이의 주차장에 진입하기 위해 후진하던 중 뒤에서 달려오는 서 양을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길이 12m가량인 대형버스가 아파트 안으로 진입했다가 다시 후진해 주차를 하기에는 공간이 너무 좁고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김 씨를 16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도로교통공단 울산경남지부 교육홍보부 표승태 교수는 “도로가 좁은 아파트 단지에 대형버스가 출입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며 “특히 셔틀버스 운행에 대한 교육 및 통제기준 등 규정이 엄격하지 않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파트 단지 내 사고도 도로교통법을 적용해 처벌하도록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통학버스나 아파트 셔틀버스처럼 어린이들이 많은 공간에서 후진하는 일이 많은 차종에 대해서는 신차는 물론이고 이미 출고된 차량에 대해서도 후방카메라 장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제=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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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후진#반칙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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