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청부살해 사모님 최근 2년간 병원 특실 들락날락
집행정지 악용 막기위해 2010년 도입… 대검, 유명무실 제도 개선책 마련나서
‘이화여대생 청부살인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모 씨(68·여)가 2007년부터 4년간 병원 특실에서 지내는 사이 거쳐야 할 심사위원회 심의조차 진행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뒤늦게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2010년 2월 검찰은 의사 등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 제도를 도입하며 “형집행정지 결정은 의학적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로서 그간 수형자 주치의 의견을 토대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 병원 비리 개입 문제 등을 양산하기도 했다”며 “중립적 기관인 심의위를 통해 전문적·객관적 의견을 토대로 공정하고 투명한 법집행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씨와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한 제도였던 셈이다.
하지만 윤 씨는 2011년 11월 이후 서울서부지검에서 총 네 번이나 형집행정지 연장 허가를 받았지만 이 중 심의위를 거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형집행정지 연장은 보통 3개월 단위로 이뤄지지만 윤 씨의 마지막 두 차례는 한 번에 6개월씩 연장됐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3년간 심의위가 몇 번 열렸는지는 밝히길 거부했다. 지난해의 경우엔 한 번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은 2010년 총 32건 신청 중 7건, 2011년에는 24건 중 8건을 심의했지만 지난해에는 31건 중 2건만이 심의위를 거쳤다. 서울동부·북부지검은 본보의 자료 요청을 거부했다.
대검은 17일 재경지검 공판부장 등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 담당자들과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대검 차원에서 제도 개선을 위한 첫 움직임에 나선 셈이다. 이 자리에선 불분명한 예규 내용을 명확히 하거나 서로 다른 의사에게서 받은 진단서를 제출하게 하는 등의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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