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북방-남방식물 공존 ‘곶자왈 체험’ 기차여행 떠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8일 03시 00분


제주 에코랜드 작년 157만명 방문… 환경파괴 비난 딛고 ‘알리미’ 역할

곶자왈 기차여행을 관광상품으로 내놓은 에코랜드 테마파크는 조성 초기 환경파괴자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곶자왈 ‘알리미’ 역할을 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곶자왈 기차여행을 관광상품으로 내놓은 에코랜드 테마파크는 조성 초기 환경파괴자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곶자왈 ‘알리미’ 역할을 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용암 암괴 위에 천연 숲이 형성된 지역을 뜻하는 곶자왈은 지하수를 머금는 것은 물론이고 보온 보습효과가 높아 북방한계,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16일 오전 제주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 에코랜드 테마파크의 기차에서 곶자왈 안내방송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미니기차를 탄 지 몇 분 만에 울창한 숲으로 덜컹거리며 진입했다. 산딸나무에는 십자 형태의 하얀 꽃이 수북하게 피었고 곰의말채나무, 단풍나무, 팽나무의 푸름이 눈부셨다. 폐 깊숙이 들어오는 공기의 느낌도 달랐다. 학회 참석차 제주에 왔다가 테마파크를 찾은 조현혜 씨(30·여)는 “곶자왈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는데 이곳에 와서야 그 의미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테마파크는 조성 당시 소나 말이 다녔던 길을 중심으로 기찻길, 산책로를 만들었는데도 ‘파괴자’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곶자왈 ‘알리미’로 공헌하고 있다. 2010년 11월 개장한 이후 2011년 124만 명이 다녀갔고 지난해 무려 157만 명이 ‘곶자왈 기차여행’을 체험했다. 기차여행은 곶자왈이라는 낯선 용어를 관광객들에게 설명하고 중요성을 알렸다.

곶자왈에 대해 더 자세히 알려는 탐방 체험객이 늘어나자 최근 하루 3차례에 걸쳐 숲 해설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전문 숲 해설사 2명이 곶자왈 탐방로(1.9km) 구간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해설사 김현아 씨(43·여)는 “지하수 통로인 ‘숨골’, 화산 쇄설물인 ‘송이’ 등의 뜻을 쉽게 알려주면 탐방객의 눈빛이 달라진다”며 “일부 원형을 훼손시켰다는 지적도 있지만 곶자왈의 의미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때문에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말했다.

곶자왈 탐방로 중간지점에서 운영하는 무인카페의 수익금 전액을 곶자왈 보존활동을 하는 곶자왈공유화재단에 기부하며 ‘지킴이’ 역할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600만 원에 이어 올해 1500만 원가량 기부할 것으로 보인다. 테마파크 박익진 사업부장은 “곶자왈 공유화 운동을 위해 해마다 수익금을 보탤 계획이다”라며 “곶자왈은 테마파크의 최고 자산이기 때문에 더욱 소중히 가꾸고 보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4.5km의 철로를 다니는 기차는 1800년대 볼드윈 증기기관차를 모델로 만들어진 수제품으로 동력기관차 1량과 객차 5량 등 6량이 한 조를 이뤄 총 5조가 운행하고 있다. 7∼10분 간격으로 운행하면서 5개 역을 지난다. 역에서 자유롭게 타고 내리며 2∼4시간 동안 주변 생태공원을 즐길 수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곶자왈 체험#제주 에코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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