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꺼! 반칙운전]미로같은 진출입로… 고속도 역주행 참사

한밤 남해고속도 동마산 나들목, 진입로 착각 승용차 1.4km 질주
마주 오던 차와 충돌 3명 사상

경남 창원시 남해고속도로 동마산 나들목 전경. 부산과 경남 진주 방면으로 가는 차량들이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동안 마산 쪽 진출로의 차량들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가운데 두 도로). 위쪽은 시내 \'3·15도로\'를 따라 창원과 마산시외버스터미널 쪽으로 진입하는 도로이며 아래쪽은 창원대로 방향 \'팔용로\'.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18일 0시 50분경,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남해고속도로 제1지선 하이트맥주 공장 앞 커브길 1차로에서 약 1.4km를 역주행하던 매그너스 승용차가 마주오던 체어맨 승용차와 정면충돌했다. 이 사고로 매그너스 운전자 이모 씨(52)가 숨지고 동승자 조모 씨(48)와 체어맨 운전자 이모 씨(49)가 크게 다쳤다. 도로 구조가 복잡한 동마산 나들목에서 매그너스 운전자가 고속도로로 진입할 때 역주행 차로로 잘못 든 것으로 보인다.

고속도로순찰대 6지구대 관계자는 “경남 진주에서 마산 쪽으로 정상 주행할 경우 사고지점은 왼쪽으로 굽은 도로여서 체어맨 운전자가 매그너스를 미리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고 발생 직전에야 6지구대 상황실에 “동마산 나들목 인근에 역주행하는 차량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손을 쓸 수도 없었다.

경찰은 매그너스 운전자 이 씨가 동마산 나들목에 진입하면서 마산 쪽 진출로를 진주 방면 진입로로 착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동마산 나들목은 네 방향에서 차량들이 엇갈리게 진행하도록 돼 있어 복잡하다. 신호등까지 많아 평소 운전자들이 불편을 토로해 왔다. 동마산 나들목 인근 회사 직원 임형주 씨(35)는 “고속도로 진입로와 진출로를 혼동할 때가 있다”며 “중앙분리대 시작부에 ‘역주행 위험’ 등의 표지판을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선길 고속도로순찰대 6지구대장은 “다른 나들목보다 구조가 복잡하고 위험하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등과 동마산 나들목 구조를 점검해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 울산경남지부 안전조사부 강종호 과장은 “이곳에서는 과거에도 역주행 사고가 2건 정도 있었다”며 “특히 야간에 운전자가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유도선을 보완하고 진출부에 발광다이오드(LED)로 ‘진입금지’라는 표지판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