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미군기지의 한 클럽에서 매니저로 일하던 미국인 W 씨(41)는 클럽 매출이 시원치 않자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떠올렸다. 클럽이 쉬는 월요일에 미 헌병들의 감시가 허술한 틈을 노려 한국인에게 입장료를 받고 클럽 내 슬롯머신 38대를 이용하도록 했다. 그는 미국 시민권자인 부매니저 라모 씨(63), 양모 씨(62·여)와 함께 일을 꾸몄다.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월요일마다 1인당 10만 원씩 입장료를 받고 한국인을 입장시켰다. 미군은 한국인의 기지 출입을 통제하지만 기지 내 근무자(군속)는 1인당 4명까지 초청할 수 있는 점을 이용했다. 월요일마다 한국인 10여 명이 클럽을 찾았다.
이들이 챙긴 입장료 수입은 연 2000여만 원. 이들은 또 종업원 채용 대가로 4명으로부터 500만 원씩 총 2000만 원을 받아 챙기고 클럽 직원들에게 중독성 강한 진통제를 팔기도 했다. 한국인들이 슬롯머신에 쓰고 간 돈은 300만 달러(약 34억 원)에 달했다. 이 돈은 미군 규정대로 미군의 복지기금으로 들어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9일 W 씨 일당 3명과 도박을 한 내국인 2명을 도박 및 도박 개장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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