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여객선이 들어오는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이 요즘 썰렁하다. 양국을 드나들며 주로 농산물이나 생활필수품 같은 공산품 등을 거래하는 영세 무역상인인 ‘다이궁(代工·보따리상)’과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25일 인천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올 1∼5월 인천과 중국 10개 도시를 잇는 국제여객선을 이용한 승객은 31만417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만6666명)보다 21%나 감소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1∼3월 승객 감소율은 12%에 그쳤지만 4월 16%, 5월 21%로 매달 늘어나고 있다. 또 연간 국제여객선 승객은 2011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했지만 지난해 98만5000명에 그쳤다.
인천항만청은 국제여객선 승객의 대부분인 보따리상이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세관당국이 지난해 5월부터 1인당 50kg 한도 내에서 큰 제재 없이 통과시켜주던 공산품 수하물 반입을 엄격하게 막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여객선을 통한 한중 무역이 처음 시작될 때만 해도 보따리상들은 값싼 중국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중국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한국 제품 선호가 늘자 보따리상이 취급하는 물품도 변화했다. 보따리상들이 관세를 내지 않고 한국산 휴대전화와 전기밥솥, 전기장판 등을 중국에 반입하면서 농산물 판매 수입의 몇 배씩 되는 외화가 한국으로 흘러나갔다. 이를 막기 위해 중국이 보따리상을 엄격히 제재하자 국제여객선 승객의 70∼80%를 차지하던 보따리상은 올해 30%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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