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그 많던 인천항 보따리상 어디갔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6일 03시 00분


中 통관 강화에 국제여객선 이용 급감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여객선이 들어오는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이 요즘 썰렁하다. 양국을 드나들며 주로 농산물이나 생활필수품 같은 공산품 등을 거래하는 영세 무역상인인 ‘다이궁(代工·보따리상)’과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25일 인천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올 1∼5월 인천과 중국 10개 도시를 잇는 국제여객선을 이용한 승객은 31만417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만6666명)보다 21%나 감소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1∼3월 승객 감소율은 12%에 그쳤지만 4월 16%, 5월 21%로 매달 늘어나고 있다. 또 연간 국제여객선 승객은 2011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했지만 지난해 98만5000명에 그쳤다.

인천항만청은 국제여객선 승객의 대부분인 보따리상이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세관당국이 지난해 5월부터 1인당 50kg 한도 내에서 큰 제재 없이 통과시켜주던 공산품 수하물 반입을 엄격하게 막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여객선을 통한 한중 무역이 처음 시작될 때만 해도 보따리상들은 값싼 중국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중국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한국 제품 선호가 늘자 보따리상이 취급하는 물품도 변화했다. 보따리상들이 관세를 내지 않고 한국산 휴대전화와 전기밥솥, 전기장판 등을 중국에 반입하면서 농산물 판매 수입의 몇 배씩 되는 외화가 한국으로 흘러나갔다. 이를 막기 위해 중국이 보따리상을 엄격히 제재하자 국제여객선 승객의 70∼80%를 차지하던 보따리상은 올해 30% 수준으로 떨어졌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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