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구미철도 CY, 교통사고-소음피해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6일 03시 00분


국토부 내달 열차운행 재개 방침에 칠곡 주민들 “지역발전 막아” 반발
“영남권내륙물류기지 활성화해야”

경북 칠곡군 약목면에 있는 구미철도 컨테이너 야적장(CY)의 열차 운행이 다음 달부터 재개된다는 국토교통부의 방침(본보 21일자 A14면 참조)에 대해 CY 주변 주민과 칠곡군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약목면 주민(4600여 명)들은 국토부의 방침이 주민 의사를 무시하는 일방적 결정이라고 규정하고 항의 시위 등 집단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칠곡군과 칠곡군의회, 칠곡상공회의소도 주민들과 같은 의견이어서 CY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민들은 대형 컨테이너 화물차가 좁은 농촌 도로(편도 1차로)를 이용하면서 교통사고 위험과 차량 소음 등으로 피해가 크다고 하소연한다. 이효석 칠곡군이장협의회장(왜관읍 왜관1리 이장)은 “대형 화물차 운행이 많은 시설이면 출입 도로는 당연히 잘 갖춰야 하는데 이마저 소홀해 주민들의 피해가 많다. 원래 고속철도 보수기지인 시설을 CY로 바꿔 사용한 것부터 잘못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시설을 마음대로 사용하면서 주민들에게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 칠곡군에 있는데도 이름을 구미철도 CY라고 부르는 것 또한 주민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구미철도 CY는 경부고속철도 보수기지 안에 있다. 2005년 화물 운송업체 7곳이 18억여 원을 들여 전체 면적의 30%가량인 4만2000여 m²(1만2000여 평)를 컨테이너 야적장으로 바꿨다. 주민들은 “당초 보수기지 설치 때 약속한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약속은 뒷전인 채 오히려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CY 재개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칠곡군이장협의회는 조만간 정부에 CY 재가동 반대 건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약목면 주민들은 2010년부터 CY 이전을 촉구하는 시위와 함께 탄원서를 정부에 내는 등 CY 운영을 반대해왔다.

김학희 칠곡군의회 의장은 “정부가 2010년 2400억 원을 들여 지은 영남권내륙기지(칠곡군 지천면) 대신에 폐쇄한 CY를 다시 사용하도록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를 막기 위해 지역 상공인들이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미상공회의소는 CY 재개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철도시설관리공단에 국유지 사용 허가를 받아 사용하기 때문에 불법 시설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칠곡 주민들에게는 구미 국가산업단지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라는 점을 설득해나갈 계획이다. 구미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국토부가 CY 재개를 위한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어 다음 달 초 운영 재개는 계획대로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미공단 안에 CY를 설치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컨테이너 야적장#열차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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