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시동 못 거는 현대車 임단협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8일 03시 00분


노조 “이중임금제 등 회사안은 개악”… 사측 “기본급 인상 등 노조안은 무리”
한달째 설전만… 9월 노조선거도 변수

현대자동차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이 초반부터 노사 간 팽팽한 기 싸움으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의 상견례에서 현대차 윤갑한 사장(오른쪽)과 문용문 노조위원장(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이 악수하는 장면.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이 초반부터 노사 간 팽팽한 기 싸움으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의 상견례에서 현대차 윤갑한 사장(오른쪽)과 문용문 노조위원장(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이 악수하는 장면.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초반부터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노조의 임단협 개정 요구안에 맞서 회사 측도 32개항의 단협 개정안을 제출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9월 실시될 현대차 노조위원장(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 선거도 변수다. 선거에 앞서 노조 내 각 계파가 선명성 경쟁을 벌일 경우 올해 임단협이 어느 해보다 힘겨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으로 기본급 13만498원 인상, 상여금 800%(현 750%)로 조정, 조합원 정년 61세(현 60세)로 연장 등을 제시했다. 또 퇴직금 누진제, 자녀 기술취득 지원금 1000만 원, 노조 간부 면책특권 강화, 30년 이상 근속자 차량 구입 시 35% 할인, 사내 생산공정과 상시업무에 대한 하도급 금지 등도 포함시켰다.

노사는 지난달 2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27일 7차 교섭까지 설전만 벌였다. 노조는 25일 울산공장 본관 앞 잔디광장에서 조합원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정식을 가졌다. 회사 측은 노조의 출정식 다음 날인 26일 32개항의 단협 개정안을 노조에 역(逆)제안했다. 임금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3년 임단협 체결 이후 입사하는 사원부터 초임을 별도로 결정하는 이중임금제를 적용하고, 현행 정년 60세(만 58세+2년 계약직)를 유지하면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장기적 고용 안정을 확보하자고 제안한 것.

이에 대해 노조는 “회사 측 요구안은 개악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회사 측은 “악화 일로의 국내외 경기 상황, 4개월간 주말특근 중단에 따른 실적 악화 등을 감안하면 노조의 개정 요구안은 무리”라고 밝혔다. 문용문 위원장은 27일 저녁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대한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겠지만, 회사 측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중대 결단’을 내릴 수 있다”며 파업 가능성도 내비쳤다.

올 협상에서는 또 사내 비정규직 문제도 변수다. 최병승 씨(36) 등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 간부 2명은 ‘비정규직의 전원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0월부터 250여 일째 현대차 울산공장 옆 송전탑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사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특별교섭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해법을 찾지 못했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26년간 365일 동안 파업을 벌였다. 파업 기간의 매출 손실은 총 13조3730억 원이나 된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현대자동차#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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