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상징 꽃-나무, 장미-대나무로 바꾸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3일 03시 00분


“배-은행나무 현실과 맞지 않아”
박맹우 시장 변경 추진… 일부선 반발

울산시가 시화(市花·배꽃)와 시목(市木·은행나무) 변경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박맹우 시장은 1일 실·국장 회의에서 “시화와 시목이 제대로 활용이 안 되고 현실과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울산의 배 재배 면적은 계속 줄어드는 반면 울산대공원 장미축제에는 해마다 100만 명이 넘게 찾는다. 시화는 장미로, 시목은 태화강 십리대밭 등을 감안해 대나무로 하는 방안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배꽃과 은행나무가 울산의 시화와 시목으로 지정된 것은 1995년 1월 1일. 울산광역시 승격(1997년 7월)을 앞두고 여론수렴을 거쳐 선정했다. 시화는 ‘울산배’의 상징성을, 시목은 수령 550년 된 울주군 두서의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64호)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배 재배면적은 2003년 1448ha에서 지난해 1117ha로 30%가량 줄었다. 반면 울산대공원에 조성된 장미원은 올해 4만4737m²(약 1만3533평)로 확장돼 경기 용인 에버랜드(2만6446m²)와 과천 서울대공원(4만1925m²)보다 넓다. 이곳에는 263종 5만5000포기의 장미가 심어져 있다. 지난달 열린 장미축제에는 100만 명이 다녀갔다.

두서 은행나무는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수년 전에는 태풍에 가지가 부러졌다. 그러나 태화강변에는 대나무가 많이 자생하고 있고 산책로도 정비돼 있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시화와 시목 변경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장미가 2006년 울산대공원 2차 구간에 장미원이 조성되면서 울산에 본격적으로 심어져 ‘역사성’이 떨어진다는 것. 수백 년 전부터 울산시민들의 삶과 함께해 온 배꽃이 더 적합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나무도 ‘상록성 여러 해 살이 식물’(두산백과)로 분류된 점을 들어 시의 나무로 지정하는 것이 적정한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변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시화#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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