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를 밝혔다 하더라도 원문 표현 그대로 사용하면 따옴표 등 직접 인용 방법을 통해 표현해야 한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47·사진)가 현직 시절인 2011년 5월 27일 자신의 강의 카페에 ‘[주제 조사 보고서 작성 시 유의사항] 표절 문제’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의 일부다. 표 전 교수는 고위 공직자의 논문 표절 의혹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그런 표 전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에서 표절을 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7일 자신의 블로그에 ‘박사 논문에 표절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1997년 영국 엑시터대에서 경찰학 박사학위를 받은 논문에 표절이 있다고 시인했다.
표 전 교수가 표절을 인정한 논문은 영국의 범죄 재연 프로그램 ‘크라임워치’의 이용 실태를 바탕으로 쓴 ‘The Police and Crimewatch UK: A Study of the Police Use of Crime Reconstruction and Witness Appeal Programmes in Britain’이다.
표 전 교수는 다른 해외 연구자들이 논문에 쓴 문장 중 최소 26개를 그대로 자신의 논문에 옮겨 적으면서 각주로 출처 표시만 했을 뿐 해당 문장 앞뒤에 따옴표를 하지 않았다. 다른 연구자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올 땐 반드시 따옴표 표시를 해 직접 인용했음을 밝혀야 한다. 따옴표 없이 같은 내용을 인용하려면 한 문장에 붙어있는 두 단어 이상을 똑같이 사용해선 안 된다. 표 전 교수는 “16년 전 유학생이던 제가 쓴 논문에서 매우 부끄러운 표절 흔적을 발견하고 무척 당황스럽고 부끄럽다”고 블로그에 적었다.
그의 논문 표절 논란은 지난달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등 일부 보수인사들이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표 전 교수는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지자 트위터에 자신의 논문 제목을 공개하며 “극우들, 내 박사 논문 검증한다고? 얼마든지 검증해라. 결과는 알려주길”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을 형사 고소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논문 표절 사실이 속속 밝혀지자 “변명은 않겠다. 제 박사 논문에 표절 부분이 있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분노한 분이 계시다면 정중하게 사과드리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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