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여고생 2명 2억6000만원씩 받을듯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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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기 착륙 사고]사고 피해자 손배소송, 도착지 법원서 진행 예상
韓-中 탑승객 대부분 왕복권 끊어
배상액 높은 美법원 판결받기 어려워… 공항-항공기 책임 땐 美서 소송 가능

아시아나항공 214편 보잉777 여객기 사고 피해자 및 유족의 손해배상 소송이 어느 나라에서 진행될지에 따라 배상액이 수천억 원의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숨진 중국 여고생 2명은 각각 140만 위안(약 2억6000만 원)의 배상금이 지급될 것이라는 게 중국 전문가의 관측이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 국제법에 따라 한국인과 중국인 피해자들은 배상액 판결이 훨씬 높은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가 쉽지 않아 아시아나항공이 수억 달러의 배상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사고기가 착륙한 캘리포니아 주는 항공사 과실에 의한 손해배상액의 한도를 정하지 않은 반면에 한국과 중국은 일정 한도가 정해져 있다.

사고 책임이 조종사 과실 등 항공사에 있다면 손해배상 소송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회원국이 1999년 체결해 2003년 발효된 몬트리올 협약의 적용을 받는다. 이 협약은 피해자 및 유족이 항공사 주소지, 탑승객의 주소지와 영구 거주지 및 도착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요건들 가운데 피해자들이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도착지(샌프란시스코)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아시아나와 보험사는 자국으로 돌아가는 왕복 항공권을 끊은 한국과 중국인 승객은 도착지가 미국이 아니라 자국이라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 판례도 왕복 항공권을 끊었을 때 돌아온 곳을 도착지로 본 경우가 많다. 텍사스 주 댈러스 연방법원은 1997년 대한항공 여객기 괌 추락사고 때 한국인이 대한항공을 상대로 미국에서 낸 손해배상 소송을 한국 법원에 관할권이 있다며 각하했다.

중국 신콰이(新快)보는 9일 베이징항공법학회 상무부회장 장치화이(張起淮)를 인용해 몬트리올 협약의 규정을 감안하면 사망자에 대한 배상액은 약 140만 위안에 이르며 사고의 최종 책임이 항공사에 있다면 항공사가 부담할 금액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사망한 중국인 여고생 예멍위안(葉夢圓·16)과 왕린자(王琳佳·17) 중 한 명은 안전띠를 매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9일 중국 텅쉰(騰迅)은 숨진 예 양과 왕 양 두 사람과 통로를 사이에 두고 앉았던 장산(江山)중 마오쯔징(毛紫荊) 양이 “사고 전 두 명 중 한 명은 화장실에 간다며 안전띠를 풀었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마오 양은 “큰 소리가 울리고 난 후에는 두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사고 피해자#유족#배상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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