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8시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곡마을. 한 주민이 “이웃집 70대 남자가 갑자기 언어장애와 마비 증상을 보인다”며 119에 신고했다. 119종합센터는 응급치료가 필요한 뇌중풍 환자로 판단하고 안동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지원을 요청했다. 의료진은 곧바로 응급의료 전용인 닥터헬기를 출동시켰다. 20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의료진은 정모 씨(76)를 병원으로 옮겨 신속하게 치료했다. 출동에서 병원 도착, 치료까지 걸린 시간은 45분. 자동차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미국에서 생산된 닥터헬기는 인공호흡기와 이동형 초음파기, 환자감시 모니터 등 중요 응급장비 40여 종과 응급의약품 20여 종을 갖췄다. 정원은 6명. 이날 정 씨는 헬기에 동승한 응급의학과 전문의, 구조사, 간호사의 응급치료를 받으며 이송돼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경북도가 5일 도입한 닥터헬기가 이름값을 하고 있다. 같은 날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심근경색을 앓던 김모 씨(55·영주시 가흥동)가 한 병원에서 닥터헬기를 타고 안동병원으로 이송됐다. 김 씨는 헬기 안에서 기도 확보 등의 응급처치를 적절하게 받아 목숨을 구했다. 이송에 걸린 시간은 40여 분. 김 씨는 심장혈관센터에서 수술을 받고 치료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이원경 경북도 보건정책과장은 “응급환자 발생 시 1시간 이내 이송과 신속한 진단 및 치료가 환자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닥터헬기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닥터헬기는 경북권역별응급의료센터인 안동병원을 중심으로 반경 100km 내 지역(울릉군 제외)을 담당한다. 경북도는 닥터헬기 운항을 위해 안동병원에 옥상 헬기장과 운항통제실 등을 설치했다. 또 고속도로 주변 등 곳곳에 환자를 받을 수 있는 지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산악지대인 경북 북부지역에는 헬기 착륙장 8곳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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