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35.9도… 올 첫 폭염경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1일 03시 00분


가장 더운 ‘7말 8초’보다 뜨거워… 18일까지 경기-강원 중심 장맛비
장마 끝나면 전국 기록적 폭염 예상

“억수로(‘매우’라는 의미의 경상도 사투리) 덥네!”

요즘 대구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대구는 무더위로 유명하지만 최근 밤낮을 가리지 않는 더위에 두 손을 든 분위기다.

장마전선이 북한으로 올라간 사이에 남부지방의 수은주가 치솟고 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대구의 낮 최고기온은 8일 33.9도를 시작으로 9일 34.5도, 10일에는 35.9도까지 올랐다. 7월 초순 이 지역 평년 최고기온(29.1도)보다 4∼6도 이상 높은 수치다.

이날 대구를 비롯해 낮 기온이 36.1도까지 오른 포항 등 경북 5개 시군에는 올해 들어 첫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폭염경보는 낮 최고기온 35도 이상의 날씨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대구지역 초중고교 22곳은 단축수업을 했다. 더위의 기세는 해가 져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9일 대구의 아침 최저기온은 무려 27.4도나 됐다. 1907년 이 지역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7월 초순 아침기온으론 가장 높았다.

이는 연중 가장 더운 ‘7말 8초’보다도 뜨거운 수준이다. 휴가철인 7월 하순부터 8월 초순 사이 대구의 평년 최고기온은 31.7∼32.3도, 최저기온은 23.5∼23.7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7월 초순부터 무더위가 찾아왔고 장마가 완전히 끝난 뒤에는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몰려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최근 낮 기온이 최고 39도까지 오르는 폭염이 이어지며 열사병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예년과 달리 북반구 기압계의 흐름이 지나치게 ‘안정적’이라는 것도 폭염의 ‘전조(前兆)’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반구가 전체적으로 기압계 흐름이 매우 정체된 상태다. 결국 공기가 섞이지 않으면서 뜨거운 공기는 더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마전선은 당분간 남북으로 이동하면서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제7호 태풍 ‘솔릭(SOULIK·미크로네시아의 전설 속 족장의 이름)’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11∼18일 경기 강원 등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내리겠다. 남부지방은 곳곳에 소나기가 내려 더위를 잠시 식혀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관련 부처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폭염대책 일제 점검을 요청했다. 폭염 특보가 발령될 경우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무더위 쉼터나 재난 도우미 등을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폭염#대구#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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