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조종사노조단체인 국제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는 10일 성명을 내고 NTSB가 사고기 조종사들의 대화를 밝히거나 블랙박스 관련 정보를 공개한 것은 전례 없는 부적절한 조치였다고 비판했다. 협회는 “현장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기의 고도 및 속도와 관련한 정보가 이처럼 많이 알려진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며 이런 정보 공개 때문에 억측이 난무해 조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확인되지 않은) 부분적인 정보를 너무 일찍 언론에 공표함에 따라 NTSB가 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사고 원인에 대한 잠정적인 결론을 내린 것 같다는 인상을 갖게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협회는 △사고 당시 조종사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공항 계기착륙장치(ILS)가 왜 꺼져 있었는지 △다른 착륙유도장치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었는지 △정밀 진입경로 지시등이 가동되고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지적에 데버러 허스먼 NTSB 위원장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보 공개에 문제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NTSB 조사활동의 특징 중 하나는 투명성”이라며 “공개한 정보는 사실에 입각한 것으로 조사과정에서 바뀔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언론에 민감한 정보를 과잉 공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NTSB가 아시아나항공 측에는 브리핑을 자제하라는 취지의 경고를 보냈다. 아시아나항공 측이 조종사 과실이 아닐 수 있다는 취지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사고기 승무원이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NTSB의 조사과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9일 오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한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당초 계획한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