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의 사퇴로 귀결된 ‘귀태(鬼胎)’ 발언 파문으로 ‘귀태’라는 말의 뜻과 유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웹사전인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귀태는 ‘①두려워하고 걱정함 ②나쁜 마음’으로 나와 있다. 예부터 한의학에서는 상상임신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됐다고 한다. 임신을 하지 않았는데도 배가 불러오기 때문에 ‘귀신 귀(鬼)’자를 썼다는 것이다.
홍 전 대변인이 귀태의 출처로 인용한 책 ‘기시 노부스케(岸信介)와 박정희’에 나오는 설명은 이와는 다르다. 책의 저자인 강상중 일본 세이가쿠인대 교수는 책에서 “귀태란 관동군의 독주에서 패전에 이르는 시기를 일본 역사의 ‘비연속적 시대’라고 규정했던 작가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의 조어다. 의학적으로는 융모막(임신 중에 태아와 양수를 싸고 있는 막) 조직이 포도송이 모양으로 이상 증식하는 ‘포도상 귀태’를 뜻하지만, ‘태어나서는 안 될, 불길한, 사위스러운’ 같은 부정적 뉘앙스가 강한 말”이라고 했다. 기시 노부스케는 A급 전범 용의자 출신으로 일본 총리를 지냈으며, 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외조부다.
홍 전 대변인은 “책 내용을 보고 얘기했으면 좋겠다. 사람으로 상징되는 체제의 유물들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해명했지만 책 저자의 설명과도 차이가 있어 진화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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