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대학교]24시간 불밝힌 기술허브“현장에서 미래 찾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5일 03시 00분


개교 15년만에 국내 대표대학으로

국내 최대의 산업단지인 안산·시흥스마트허브에는 웅장한 건물이 자리해 있다. 겉만 번지르르한 건물이 아니다. 속은 더 알차다. 대학과 기업연구소를 절묘하게 융합한 이 건물은 학생들에게 웬만한 기업연구소를 능가하는 현장 교육을 제공해 준다. 한국산업기술대의 심장인 ‘스마트허브 산학융합본부’ 얘기다.
현장에 강하다

스마트허브 산학융합본부로 상징되는 모습에서 알 수 있듯 산업기술대는 ‘현장’에 강한 학교다. 졸업하려면 최소 4∼8주 동안 프로젝트실습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물론 커리큘럼에도 포함된 과정이다. 학생들은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된 이 과정을 2∼4학점까지 본인이 직접 신청할 수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기업이 신입사원 1명의 재교육에 들이는 비용은 대략 6000만 원에 이른다. 대기업이라도 커다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금액이다. 현장 교육을 꾸준히 받은 산업기술대 졸업생들은 취업 후 재교육 없이 곧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 기업체들이 이 학교 졸업생들을 그만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산업기술대가 이처럼 현장에 강한 건 설립 배경과 관련이 있다. 1998년 정부 주도로 국가산업단지 안에 문을 열었을 때부터 ‘실천적 현장 전문가 양성’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성과는 곧 나타났다. 첫 졸업생을 배출한 2002년부터 내리 6년 동안 취업률 100%를 달성했다. 이후에도 취업률 최정상을 지켰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제 대학 ‘다’그룹(졸업생 1000명 이상 2000명 미만)에서 3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최준영 산업기술대 총장이 항상 이렇게 강조한다. “우리 대학 학생들은 자신의 미래를 현장에서 찾는다. 자세부터가 남다르다.” 산업체 경력이 풍부한 교수들로부터 세심한 지도를 받는 학생들과 4000여 개에 이르는 가족회사와 연계된 산학협력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하는 학교. 이 때문에 취업의 질도 매우 좋다. 졸업생 대부분이 전공과 밀접한 분야로 진출해 만족도가 높다. 덕분에 국가산업 발전 기여도 역시 매우 높다.

산업기술대의 모토는 ‘대학은 산업현장을 캠퍼스로, 산업체는 대학을 연구개발실로 활용’이다. 이 짧은 구호 안에는 대학과 기업의 상생 의지가 함축돼 있다. 연구개발 인력과 첨단 장비가 부족한 기업은 대학으로부터 필요한 동력을 얻는다. 대학은 기업에 재학생들을 보내 현장 경험을 쌓게 함으로써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실력 있는 기술인재를 키운다. 정구용 시흥상공회의소 회장은 “산업기술대가 지역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100을 기준으로 할 때 80∼90에 이를 만큼 절대적”이라고 평가했다.
일반대로 전환해 한 단계 도약

산업기술대는 지난해 일반대로 전환했다. 개교 15년 만에 산업대 껍질을 스스로 깨고 나왔다. 산업 관련 부분 최강자로서의 경쟁력과 개성을 무기로 기존 대학들에 당당하게 경쟁을 선포했다.

‘쉬운 길’을 두고 다시 한번 원점으로 돌아간 이유는 간단하다. 산업대로 국내 정상에 올랐지만 미래 비전을 위해 한 단계 더 도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반대가 되면 산업대 시절과 비교할 수 없는 치열한 경쟁에 맞닥뜨리게 된다. 하지만 장점도 많다. 우선 일반대학원 과정 신설이 가능해져 연구의 양은 물론이고 질적인 수준까지 높일 수 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일반대로의 전환이라는 승부수지만 최 총장은 여유가 넘친다. “학교의 전통과 경쟁력을 믿고, 학생들의 열정을 믿는다”고 했다.

산업기술대의 캠퍼스는 여느 대학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공과대학 위주로 구성돼 낭만적인 모습보단 사실 거대한 연구기관을 연상케 한다. 그만큼 실용적이고 실속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 이 대학엔 기업체 연구소를 비롯해 관련 단체들이 상당수 입주해 있다. 덕분에 캠퍼스 안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산학협력이 이뤄진다.

이곳엔 산업통상자원부 핵심사업인 QWL캠퍼스 건물도 전국 최초로 들어선다. 시흥비즈니스센터도 준공돼 안산·시흥스마트허브의 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향후 QWL사업을 통해 300여 개의 기업 연구소가 모두 입주하면 연구개발 인력으로만 3000여 명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교 15년 만에 한국을 대표하는 ‘강소대학’으로 성장한 산업기술대는 현재보다 미래가 더 밝은 대학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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