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대학교]‘기술성장 도우미’ PCB 센터, 국가경쟁력 견인차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5일 03시 00분


고부가 PCB 공동연구센터

인쇄회로기판(PCB)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용어지만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서 쓰이고 있다. 컴퓨터 휴대전화 TV 등의 필수부품인 PCB는 전자제품의 혈관 또는 신경이라 불린다.

한국 PCB 산업 수준은 기술력에서는 일본과 대만에 뒤지고 가격 경쟁력에서는 중국에 추격을 허용하는 등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생산량만 보면 중국 일본 대만에 이어 세계 4위지만 저부가가치 구조로 고전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2009년 5월 한국산업기술대에 설립된 ‘고부가 PCB 공동연구센터’는 PCB 산업의 ‘기술성장 도우미’로 각광받고 있다. 올해 1월 이 센터에는 수십 명의 관련 기업 임직원들이 찾아와 북적댔다. 이들 중에는 삼성전기 같은 대기업 관계자도 많았다. 이들은 센터에서 업계의 최신 기술동향을 살피고 정보를 나누는 것은 물론 기업체 재직자 교육까지 맡겼다. 이 분야에서 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반 중소기업이 갖추기 힘든 고가의 첨단장비를 완비한 센터는 PCB 불량해석 자료와 기술동향 자료를 발간하는 등 국내 PCB 산업의 구조 고도화를 이끌어 왔다. 그 결과 현재 센터 인근의 안산·시흥스마트허브에 있는 350여 개의 PCB 업체는 물론 전국의 PCB 업체들이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센터의 장비 활용 건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외부 업체들이 장비를 사용하려면 적어도 일주일 전에 신청을 해야 할 정도다.

센터는 업계의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술 지원과 자문 응대 그리고 전문인력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센터 설립 첫해부터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장비교육을 실시해 호응을 얻었다. 협조를 요청하는 기업들을 위해 신입사원 및 재직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조진기 센터장(신소재공학과 교수)은 “우리 학교에 도움을 구하는 곳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PCB 업체들이 전문인력 부족으로 고충을 겪고 있다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센터는 기업과 대학, 연구소가 함께 참여하는 위킹그룹 활동도 지원하고 있으며 그 숫자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조 센터장은 “센터의 목표는 저부가 산업구조를 고부가 구조로 전환해 선진국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중견기업 숫자를 늘려 나가는 것”이라며 “고부가 PCB 생산량을 늘려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협력 기관인 경기도도 고부가 PCB 공동연구기반 구축사업의 5차년도 주요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경기도 안팎 500개 PCB 관련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확보와 고부가 PCB 부품 개발을 위해 추진한 사업이다.

경기도는 2008년부터 옛 지식경제부(현 산업자원통상부)와 공동으로 한국산업기술대에 고부가 PCB 공동연구센터를 설치하고 2013년까지 총 7억 원의 도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경기도는 마지막 5차년도를 맞은 올해 주요 사업계획으로 △고부가 PCB 개발을 위한 미세회로 및 마이크로비아 공정장비 지원 △PCB 시제품 개발 및 제작 지원, 불량분석 및 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 지원 △PCB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산학연 연계 네트워크 구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지난 4년간 중소기업이 확보하기 어려운 에칭, 박막기, 노광기 같은 고가의 PCB 공정장비 18종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2900건의 장비 활용 △138건의 기술지도와 신제품 개발 및 시제품 제작 △99개 교육과정을 통해 3200명의 PCB 전문인력 양성 같은 성과를 거뒀다. 센터를 중심으로 ‘경기도 PCB 산업 혁신클러스터(IICC)’도 만들어 충실히 운영하고 있다.

조 센터장은 “전자 정보기기의 핵심부품인 PCB는 세계시장 규모면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이어 세 번째를 차지해 국가경쟁력을 견인할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최근 PCB의 고집적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센터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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