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설립된 지문인식 전문기업 슈프리마의 성장세는 한국산업기술대의 엔지니어링하우스(EH)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다. 첩보영화에서나 보던 홍채인식, 지문인식이 실생활에서 가능해지며 바이오 보안시장의 ‘히든 챔피언’으로 불리는 이 회사의 뛰어난 기술력은 이미 높은 평가를 받는다.
바이오 보안시장은 매년 25% 이상 성장하는 블루칩 영역이다. 전 세계 보안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면 매출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슈프리마의 기술력은 이미 미국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인증받은 만큼 진입장벽도 높지 않다. 이 때문에 국내 코스닥시장이 하락장일 때도 슈프리마 주가는 꾸준한 흐름을 보였다.
높은 인증률과 빠른 인증속도가 강점인 슈프리마의 지문인식 기술은 출입보안, 근태관리, 금융결제 및 정보보호, 신원확인 및 지문자동식별시스템(AFIS)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슈프리마는 올해 산업통상자원부의 ‘World Class 300 프로젝트’에도 선정됐다. 이 프로젝트는 세계적 수준의 전문 중견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슈프리마가 처음부터 성공가도를 달렸던 것은 아니다. 2006년에는 취약한 연구개발(R&D) 역량과 연구인력 부족으로 고전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산업기술대에 있는 ‘인공지능&데이터시스템 EH’에 참여기업으로 등록하고 R&D 기능을 통째로 옮긴 것이 전기가 됐다.
슈프리마는 이곳에 연구원을 상주시켜 교수진, 학생 연구원들과 연구개발에 매진한 결과 독창적인 기술력을 축적하며 세계 1위의 지문인식 원천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2년간의 EH 참여기간에 6배 가까운 매출 신장과 2008년 7월 코스닥시장 상장이라는 기적 같은 성과도 이뤄냈다. 불황기인데도 최근 3년간 매출이 110% 성장했다.
EH에 참여하기 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37억 원에서 225억 원으로, 직원 수는 20명에서 49명으로 늘었다.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 연구에 참여했던 한국산업기술대 학부생 3명을 직원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슈프리마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전문인력을 구하기 쉽지 않은데 한국산업기술대를 통해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기술적인 시험이나 시장조사 등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슈프리마는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인 일본 NEC와 전략적 협약을 맺고 신흥국 공공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미 아프리카 모리셔스의 전자주민증사업과 방글라데시의 전자여권사업에 지문정보 등록에 필요한 지문 스캐너 150여 대를 각각 1차로 공급했다. 이번 프로젝트 수주는 1차 착수 단계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가 발주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공급한 장비는 손가락 회전지문과 열 손가락 평면지문 채취가 가능한 소형 라이브 스캐닝 디지털 장비다. 방수, 방진 처리가 가능해 외부환경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슈프리마는 NEC 외에도 미국 ADI, 유럽 보쉬, 하니웰 등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전 세계 120여 개국에 진출해 있다.
이재원 슈프리마 대표는 “최근 침체돼 있던 공공 발주가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며 “세계적 기업 NEC와의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다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