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에 경쾌하고 신나는 악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 친숙한 트로트곡 ‘꽃을 든 남자’, ‘무조건’ 등이 메들리로 연주되자 피서객들은 절로 어깨를 들썩이며 소리가 나는 곳으로 몰려들었다. 이날 경포해변에서 열린 음악회는 육군 23사단이 마련한 ‘찾아가는 나라 사랑 안보 콘서트’.
군악대는 콘서트에 앞서 유행가 연주로 피서객과 시민들을 간이 무대 앞으로 끌어들였다. 이어 2005년 부산 전국마술대회 3관왕에 빛나는 프로마술사 김성윤 일병의 고난도 마술쇼가 펼쳐지자 콘서트는 시작하기도 전에 열기가 달아올랐다.
나라 사랑 안보 콘서트는 지난해부터 각급 부대별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것을 23사단이 일반 시민에게 직접 찾아가서 공연을 하는 게릴라 콘서트 방식으로 처음 시도했다. 지난달 29일 강릉 정동진에서 첫 공연을 한 데 이어 이날이 두 번째 공연이다. 12일 개장한 경포해변 피서객과 시민을 대상으로 했다. 궂은 날씨에도 800여 명의 관객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23사단 40여 명의 뮤지션이 열띤 무대를 만들었다. 장병들이 직접 편곡한 록 버전의 ‘독립군가’, ‘전선야곡’을 비롯해 전통 민요 ‘사랑가’와 ‘아리랑’을 현대적으로 편곡한 곡들이 선보였다. 입대 전 댄서와 안무가로 활동했던 장병들의 화려한 댄스타임도 이어졌다.
군악대 밴드가 ‘여행을 떠나요’, ‘바다의 왕자’, ‘강남스타일’을 열창하면서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관객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을 추며 해변 콘서트를 만끽했다. 친구들과 경포해변을 찾았다는 차혜정 씨(22·여·경기 용인시)는 “얼마 전 남동생이 입대했는데 이렇게 여행을 와서 장병들의 콘서트를 보니 너무 반갑고 신기했다”며 “무더위와 스트레스를 날려 버린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달 말 전역하는 보컬 여상은 병장은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고 군 생활을 마치게 돼 매우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23사단 정훈공보참모 김남금 중령은 “궂은 날씨 탓에 관객 수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열광적이었다”며 “앞으로 동해 망상해변과 삼척해변 등 피서객이 많이 찾는 곳에서 콘서트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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