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송내2동 방과후학교 개설 이어
가족 목공교실-연극놀이-숲길걷기 등 다양한 생활문화 프로그램 본격 운영
내년엔 마을 협동조합도 설립 추진
13일 경기 부천시 소사구 송내2동 ‘이니스 목공방’에서 아빠와 자녀로 구성된 다섯 가족이 열심히 나뭇결을 다듬고 있었다. 이니스 목공방 곽계원 대표가 ‘아빠와 함께하는 목공교실’의 강사로 나서 나무시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었던 것. 시계 본체가 되는 나무판에 숫자를 써 넣고 나무판이 부드러워지도록 사포질을 하도록 했다. 이어 오일과 셸락(천연 도장재)을 섞어 취향대로 색을 칠한 뒤 시침과 분침을 핀 나사로 고정시키는 작업이 이어졌다. 이들은 3시간 만에 가족만의 시계를 만들었다. ‘아빠와 함께…’는 6일부터 3주에 걸쳐 매주 토요일에 열리고 있다. 나뭇가지와 조각칼을 이용한 솟대 제작을 비롯해 시계 자석목 연필꽂이 독서대 보물함 등 생활도구를 만든다.
염가은 양(11)은 “아빠가 옆에서 도와줘서 좋았고, 드릴을 사용해 구멍을 뚫는 것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아빠와 함께…’는 한 번에 다섯 가족씩 총 3차례에 걸쳐 다음 달 말까지 진행된다. 재료비 3만원만 내면 된다.
단독주택 밀집지역인 송내2동에서는 주민 주도로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에는 ‘아빠와 함께…’를 비롯해 ‘아이와 함께하는 연극놀이’ ‘두근두근 가족 숲길 걷기’ 등 3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연극 전문강사를 초빙해 5∼27일 5회에 걸쳐 연기수업을 받는 연극놀이는 초등학교 1∼4년생과 학부모 10가족이 참여하고 있다. 역할놀이, 즉흥극, 민요로 만드는 연극, 작품 발표회가 마련된다. 참가비는 1만 원이다.
9월 27일부터 11월 3일까지 금요일과 일요일 저녁에는 동네 뒷산인 성주산을 돌아보는 ‘가족숲길 걷기’가 예정돼 있다. 숲 해설가로 활동하는 주민강사 2명이 야간 숲 오감체험, 가족 별자리 찾기, 밤 숲의 전령 만나기, 숲 명상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송내2동에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다. 10여 년 전부터 공동 육아 협동조합 형태인 ‘산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다. 또 초등학생을 위한 방과후학교인 ‘두레터’ 등을 개설했다. 주민 서영완 씨(43)는 “둘째딸(8)이 두레터에서 미술을 1년 반째 배우고 있는데, 흡족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동네는 지난해부터 부천문화재단과 손잡고 문화마을 공동체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29일 동네 골목에서 ‘어깨동무 나눔장터’를 열었다. 각 가정에서 장난감, 책, 공예품, 장난감을 들고 나와 100∼1000원에 판매했다.
이 벼룩시장엔 환경단체도 참여해 유기농 건강식 캠페인, 자전거 에너지를 이용한 주스 만들기 등 교육 프로그램을 펼치기도 했다. 주민들은 두차례에 걸쳐 모은 100여만 원의 판매수익금을 주민자치센터를 통해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전달했다. 부천문화재단 김현미 씨는 “주민들이 마을기획단을 구성해 지역 커뮤니티 활동을 촉진하고 있으며 내년엔 마을협동조합을 구성하려 한다” 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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