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라는 건 일종의 보너스죠. ‘착한 운전 마일리지’는 민주시민이 지켜야 할 모범적 운전 질서에 기여해서 이미 기분 좋은 데 더해 보너스까지 주는 거잖아요?”
성낙인 경찰위원회 위원장(63·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도 동아일보와 경찰이 함께하는 ‘착한 운전 마일리지’ 제도에 동참했다. 15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제327회 경찰위 정기회의에서 성 위원장을 포함한 경찰위 위원 7명이 모두 동참하겠다고 서약했다.
착한 운전 마일리지는 교통법규를 위반하거나 교통사고를 내지 않겠다고 서약한 운전자가 1년 동안 이를 지키면 특혜 점수 10점을 부여하는 제도다. 나중에 만약 교통법규를 위반해 벌점을 받았을 때 마일리지 점수만큼 벌점이 줄어든다.
성 위원장은 “마일리지를 쌓으려고 착한 운전을 하다 보면 사고도 줄어들 테니 ‘일석이조’를 넘어 ‘일석십조’”라고 강조했다.
성 위원장은 서울대 법대 학장과 헌법재판소 자문위원을 지냈고 현재 한국법학교수회 회장을 맡고 있는 헌법학 분야의 권위자다. 지난해 7월부터 경찰 행정을 위한 합의제 심의 의결 기관인 경찰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35년 운전경력에 사고는 13년 전 한 차례 접촉사고를 낸 게 전부다. 하지만 스스로의 운전 실력을 절대 과신하지 않는다. 아무리 조심해도 교통사고는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성 위원장은 “사고를 낸 건 한 번뿐이지만 도로에서 아찔했던 순간은 무수히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부 운전대만 잡으면 초고속 레이싱 연기로 유명한 스티브 매퀸(타계한 미국 영화배우)이 돼 버린다”며 “반칙운전 공화국이 따로 없다”고 지적했다. 도로 등 교통 인프라는 세계 어느 도시보다 뛰어나지만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운전문화가 최하위 수준이라는 것.
성 위원장은 “반칙운전은 당사자가 아닌 엉뚱한 피해자를 양산하는 심각한 범죄라는 걸 알아야 한다”며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운전 기술보다는 양보와 매너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인을 위한 양보와 배려가 없다면 법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이 법학자인 그의 철학이다.
착한 운전 마일리지는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되며 일선 경찰서와 지구대, 치안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성 위원장은 “1년이 지나 특혜 점수 10점을 받으면 내가 모범시민이구나 하는 자긍심으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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