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노동·시민단체가 20, 21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원들의 울산 송전탑 고공 농성장에 ‘희망버스’를 보내기로 하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네트워크’ 등 노동·시민단체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를 응원하기 위해 희망버스가 출발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들은 20일 서울에서 버스 100여 대와 열차에 5000여 명이 나눠 타고 울산 농성장을 방문해 문화제를 열고 다음 날 서울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17일 ‘함께 가는 길’을 통해 “하청지회 파업으로 올해 임금 및 단체교섭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혼란버스’까지 방문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회사 측은 “‘희망버스’가 혼란과 무질서만 배달했다는 사실은 2011년 5차례에 걸친 부산 한진중공업 상황이 증명했다”며 “결국 (한진중공업이 있는) 부산 영도의 시민들이 ‘희망버스’를 거부하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사무국장 천의봉 씨(33) 등 2명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지난해 10월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옆 명촌주차장 송전탑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있다. 울산지법은 송전탑 소유주인 한전이 이들을 상대로 낸 ‘퇴거 및 출입금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송전탑 농성을 해제할 때까지 1인당 하루 30만 원씩의 간접 강제금을 내도록 했다. 지금까지 누적된 간접 강제금은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비정규직 노조는 10일부터 파업과 생산라인 점거를 시도하며 회사 측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한편 16일까지 14차례 만난 현대차 노사는 임금인상안과 단체교섭안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여름휴가(27일∼8월 4일) 이전 타결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 노조 집행부의 임기 만료(9월 30일)를 앞둔 8월 중순부터는 노조가 선거체제로 들어가기 때문에 올 임단협은 예년보다 훨씬 늦게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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