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돌 바람 여자 그리고 전기車… 제주 ‘四多島’ 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8일 03시 00분


도민 전기차 구입시 2300만원 지원
17일까지 60명 신청… 26일 접수마감
충전기 놓을 주차장 있어야 신청 가능… 공동주택 거주자 사실상 배제돼 문제

제주도가 차량 구입비를 지원하면서 전기자동차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제주도청에서 열린 전기자동차 시연 모습. 동아일보DB
제주도가 차량 구입비를 지원하면서 전기자동차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제주도청에서 열린 전기자동차 시연 모습. 동아일보DB
17일 오전 제주도 스마트그리드과 사무실. 전기자동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 직원들은 출근하자마자 민원인들의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전기자동차 구입에 대당 2300만 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공고된 이후 신청 절차를 문의하는 주민들의 전화가 폭주했기 때문이다. 장철원 주무관은 “많을 때는 하루에 200∼300통의 전화가 걸려와 다른 업무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전기자동차 구입비 지원은 물론이고 자격 요건, 충전 방식 등에 대한 정보 요청이 많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전기자동차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기자동차 보급 사업을 시작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공공기관이나 산업공단, 대중교통 분야에 주로 보급하지만 제주도는 소상공인, 기업, 법인단체 등 도민에게 직접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26일까지 신청을 받아 전기자동차 대당 4500만 원 가운데 국비 1500만 원, 지방비 800만 원 등 2300만 원을 지원한다. 신청자가 많으면 추첨을 통해 보급 대상자를 결정한다. 지원금 외에도 취득세, 개별소비세, 교육세 등 420만 원 상당의 세금 감면 혜택을 준다.

○ 전기자동차 민간 진출 가시화

제주도가 올해 민간에 보급하는 전기자동차는 160대. 구입 가능 전기자동차는 기아자동차 레이를 비롯해 9, 10월 출시 예정인 한국GM 스파크, 르노삼성 SM3 등 3종이다. 17일까지 60명이 전기자동차 구입을 신청했고 한 번 충전으로 135km를 가는 SM3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완속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주차장을 소유한 지역주민이나 기업만 신청이 가능하다. 완속충전기가 설치되지 않은 아파트,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 거주자는 사실상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가유공자, 장애인, 다자녀가정 등은 추첨에 관계없이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다.

차량 구입비 지원 외에도 전기자동차는 매력적이다. 휘발유, 경유 등은 물론이고 엔진오일마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매연 발생이 제로에 가깝다. 시동을 켰는지조차 모를 만큼 소음도 작다. 전기료가 차량연료의 10%에 불과해 운행경비가 적다. 제주도는 전기자동차 대수를 2017년 2만9000대, 2020년 9만4000대에서 2030년 37만1000대로 확대하는 등 제주 전역의 차량을 전기자동차로 바꾼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 상용화까지 첩첩산중

현재 제주 지역에는 공공용과 렌터카,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실증사업 등에 전기자동차 293대가 보급됐다. 충전기는 386기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최대 규모이기는 하지만 전기자동차 민간 상용화를 위해서는 여전히 부족하다. 지난달 21일 제주시 탑동에서 열린 ‘전기차 활용 사업화 방향에 관한 토론회’에서 전기자동차 이용자들은 가장 큰 불만으로 부족한 충전 인프라를 지적했다.

한 번 충전으로 100km가량만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도 단점이지만 충전 인프라는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이다. 충전 시간(5∼6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단점으로 꼽히며 충전 비용 정산, 급속충전기 호환 등에 대한 이견도 많다. 제주도 김홍두 스마트그리드과장은 “다양한 모델을 충전할 수 있는 복합 기능을 갖춘 충전소 구축과 함께 공동주택의 충전 방법과 요금체계 등 민간보급 사업을 통해 나타나는 문제와 과제를 꼼꼼히 점검하겠다”며 “전기자동차는 당면한 미래인 만큼 선도도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 스마트그리드#전기자동차#충전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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