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분단 아픔 감싸안은 자연의 손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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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구 8景중 1景 두타연

강원 양구군 방산면 두타연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미를 간직한 트레킹 명소로 꼽힌다. 민간인출입통제선 안에 위치해 사전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다. 양구군 제공
강원 양구군 방산면 두타연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미를 간직한 트레킹 명소로 꼽힌다. 민간인출입통제선 안에 위치해 사전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다. 양구군 제공
민간인출입통제선 안에 위치한 강원 양구군 방산면 두타연(頭陀淵). 1953년 휴전선이 생긴 데 이어 1954년 2월 비무장지대(DMZ) 바깥에 민통선이 그어지면서 두타연은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금단의 땅이었다. 이 덕분에 두타연과 주변 계곡, 숲은 인위적 훼손을 피했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할 수 있었다.

두타연은 2004년 자연생태관광코스로 개방되면서 50년 동안 간직해 온 속살을 드러냈다. 원시림과도 같은 우거진 숲과 천혜의 절경에 관람객들은 감탄했고 이들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두타연을 찾는 발길은 점차 늘고 있다.

○ ‘50년 금단의 땅’…2004년부터 개방

두타연은 높이 10m가량의 폭포와 너른 소(沼)를 가리킨다. 1000년 전 이곳에 두타사라는 절이 있었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곳의 물은 30여 km 떨어진 금강산에서 흘러내려 온 것으로 너무 맑아 열목어들이 노니는 모습도 자세히 볼 수 있다. 특히 가을이면 주변에 붉게 물든 단풍이 맑은 물에 비치면서 장관을 연출한다. 폭포 주변을 둘러싼 암석도 두타연의 운치를 더욱 깊게 만든다. 양구 8경(景) 가운데 두타연이 1경으로 꼽히는 이유들이다.

차를 타고 민통선을 지나 두타연 인근까지 갈 수 있어 노약자도 출입이 편하다. 두타연 주차장에 도착한 뒤에는 잘 정비된 생태 탐방로를 따라 트레킹을 즐기고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길옆에는 철조망과 지뢰 표지판이 눈에 띄어 전쟁의 상흔을 느낄 수 있다. 언덕 위에는 두타연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두타연 위와 아래를 연결하는 두타연길은 2km 정도로 1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두타연은 개방 이후 사전 예약 제도를 통해 하루 두 차례(오전 10시, 오후 2시)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양구군 문화관광 홈페이지(ygtour.kr)에서 예약이 가능한데 평일에는 탐방 하루 전 오후 1시, 주말에는 금요일 오후 1시까지 예약해야 한다. 입장료는 대인 2000원, 소인 1000원. 한 차례에 보통 500명까지도 수용 가능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두타연 방문은 당분간 미뤄야 한다. 최근 집중호우로 도로 일부가 유실돼 16∼26일 출입이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매주 월요일은 개방하지 않는다. 양구군 경제관광과 033-480-2251

○ 땅굴, 전망대 등 안보관광지 즐비

서울이나 강원 춘천에서 두타연을 가려면 양구읍을 거쳐야 하는데 이곳의 박수근미술관과 한반도 섬, 선사박물관 등을 들러볼 만하다. 박수근미술관은 양구가 고향인 박수근 화백의 생가 터에 건립된 미술관으로 건물 자체가 뛰어난 조형미를 갖추어 2006년 대한민국건축상을 받기도 했다.

양구읍 하리 파로호 상류 163만 m²(약 49만3000평)에는 국내 최대 습지가 조성됐고 호수 가운데 한반도 모양의 섬이 만들어졌다. 선사박물관은 양구 지역에서 발굴된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시대 유물 등 650여 점이 전시돼 선사시대 한국 중부내륙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다.

안보관광을 하려면 펀치볼로 유명한 해안면을 찾아야 한다. 을지전망대, 제4땅굴, 전쟁기념관이 있는데 3곳 모두 출입 신청은 통일관에서 해야 한다. 해발 1049m 가칠봉 능선에 있는 을지전망대에서는 날씨가 좋으면 금강산 비로봉도 볼 수 있다. 대표 먹을거리인 막국수와 민물고기 요리, 두부전골, 산채백반의 맛을 보는 것도 양구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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