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공감 Harmony]금값 하락 사야 하나?… 10∼20년 장기 투자라면 OK!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2일 03시 00분


금테크 가이드

금값이 폭락하면서 저가(低價)에 금을 사볼까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국제 금값은 2011년 9월 온스(약 31.1g)당 190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하락을 거듭해 올해 6월 말 1229달러까지 주저앉았다. 고점 대비 35%나 급락한 것이다. 이후 소폭 상승해 1280달러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골드바(금괴)와 같은 금 실물을 사거나 골드뱅킹, 금 펀드 등 금융 상품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크게 두 가지다.

금 실물, 사고파는 비용 고려해야

시중은행 가운데 실물 금을 판매하는 곳은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다. 증권사 중에서는 삼성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에서 판매한다.

실물 금은 1kg, 100g, 10돈(37.5g), 10g 단위로 판다. 금은 살 때는 무게에 따른 수수료(4.9∼7%)와 부가세 10%를 내야 한다. 수수료는 판매하는 회사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1kg은 4.9%, 100g은 5%, 10돈은 6%, 10g은 7% 정도다. 판매가격은 시세에 따라 달라지는데 19일 현재 수수료와 부가세를 모두 합쳐 1kg은 5377만 원이다. 100g짜리는 538만 원, 10돈은 203만7000원, 10g은 54만8000원이다.

금을 팔 때는 금 가격의 5%를 수수료로 또 내야 한다. 결국 금을 팔 때는 산 가격보다 20% 정도 적은 돈을 손에 쥐게 된다. 금값이 20% 넘게 오르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이므로 장기투자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액자산가들이 금 실물을 구입하는 이유도 10년 이상 길게 묻어두거나, 상속·증여세를 피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세무당국이 은행 측에 금괴 거래 자료를 요구할 수도 있으므로 세금 회피보다는 장기투자의 관점이 좋다.

금융상품으로 투자 가능

금 실물을 거래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골드뱅킹도 고려해볼 만하다. 골드뱅킹 상품을 판매하는 곳은 신한, 우리, 국민은행이다. 적금 형태로 부을 수도 있고 여유 자금이 생길 때마다 투자해도 된다. 돈이 필요하면 인출해 쓸 수 있어 실물 금에 비해 편리하다. 단, 골드뱅킹 상품은 이자가 없고 5000만 원 이하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 매매차익에 대해 15.4%의 세금을 내야하고 g당 기준 가격의 1%에 해당하는 수수료도 부담해야 한다. 환율 변동도 감안해야 한다. 투자자가 골드뱅킹에 원화를 넣으면 은행은 이를 달러로 바꾼 후 금을 사들이기 때문이다.

금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삼성코덱스골드선물’ ‘신한BNPP 골드’ ‘블랙록월드골드’ ‘KB스타골드’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 등으로,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 2년간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다. 3년 기준으로는 ‘KB스타골드’가 7.59%,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는 5.96%로 소폭 수익을 냈다.

“장기 투자로 적절”

현재 금값은 채굴 가격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어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존 폴슨 폴슨앤컴퍼니 회장은 “시중에 풀린 유동성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올 수밖에 없다”며 “최근 금값이 급락한 것은 숨고르기일 뿐 금에 투자할 이유는 여전히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가 적지 않다. 경제 위기가 심화되면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져 금값이 오르지만 미국과 유럽 경기가 차츰 회복되고 있어 금값이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세계 경기가 안정되고 있는 데다 금 실물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어 금 가격은 L자형을 그리며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손동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단기 투자 측면에서 볼 때 금은 다른 자산에 비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 투자를 고려한다면 금을 분할 매입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는 의견도 있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상품시장팀장은 “당분간 금값이 오르긴 어렵지만 10∼20년 정도 보유할 목적으로 투자할 생각이라면 지금처럼 가격이 하락한 시기에 금을 사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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