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평창비엔날레-제1회 강원국제미술전람회’가 20일 오후 2018 겨울올림픽 주무대가 될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개막했다. 평창비엔날레는 다음 달 31일까지 43일간 알펜시아와 동해시 망상 앙바엑스포전시관에서 열린다.
강원도가 주최하고 강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평창비엔날레의 주제는 ‘지구 하모니’. 올림픽을 앞둔 평창에서 평화 인간 환경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하나의 단결된 울림을 세계에 전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개막 전부터 졸속 행사라는 비판에 시달린 평창비엔날레가 진행 과정에서 이 같은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알펜시아 뒤덮은 대지미술 장관
평창비엔날레는 전시프로그램과 부대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전시프로그램에는 심포지엄작가전, 알펜시아초대작가전, 망상초대작가전이 있고 부대프로그램은 학술심포지엄, 전국학생미술실기대회, 미디어아트캠프 등으로 구성됐다.
평창비엔날레에는 112명의 작가, 16개 퍼포먼스 그룹의 작품 263점이 선보이고 있다. 알펜시아에 대지미술을 비롯해 설치 평면작품 167점이 야외와 실내 곳곳에 전시됐다. 앙바엑스포전시관은 미디어아트전으로 특화돼 실내전시관에서 96점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행사의 랜드마크는 대지미술프로젝트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알펜시아 스키 슬로프 6면과 호수 등 약 33만 m²(약 10만 평)를 도화지 삼아 색색의 천과 라이트애드벌룬이 장식됐다. 현장을 총지휘한 김윤기 큐레이터 팀장은 “각자가 존재감을 지키면서도 하모니를 내는 것이 중요한데 바로 우리 비엔날레가 전하고 싶은 말”이라고 밝혔다.
평창비엔날레는 기존 비엔날레 형식에서 벗어나 세 가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유명 작가 작품을 우선시하는 기존 틀과 달리 신진 작가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어려운 미술이 아닌 쉽고 재미있는 작품으로 관객친화형 미술축제를 표방했다. 또 아트뱅크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의 작품을 상설 전시할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 졸속 추진에 예산 낭비 우려
지역사회에서는 평창비엔날레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았다. 다른 지역의 비엔날레가 보통 1, 2년의 준비 과정을 거치는 데 비해 평창비엔날레는 2개월 만에 추진됐기 때문이다. 국비 10억 원, 도비 15억 원 등 25억 원의 비엔날레 예산이 4월 도의회 추경에서 확정된 이후 5월 중순에야 강원문화재단에 지원팀이 만들어져 행사 준비에 들어갔다.
준비 기간이 짧다 보니 행사 수준에 대한 지적이 계속됐다. 국제미술전람회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외국 작가의 참여율이 낮았고 국내 작가도 대부분 신진 작가들로 채워졌다. 문화계 인사들은 “이런 시도는 기존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기획전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비엔날레에서 이런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예산 낭비 논란에도 휩싸였다. 강원도는 당초 비엔날레 개최 목적으로 문화올림픽의 기반을 다지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제시했다. 그러나 행사 내용을 감안할 때 문화올림픽보다는 순수 미술축제에 가깝고 피서철에 열려 별도의 관광객 유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알펜시아리조트를 포함해 도내 콘도는 피서철이면 100% 가까운 예약률을 보인다. 이숙자 강원도의원은 최근 도의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왜 이 시기에 급조된 비엔날레를 기획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문화재단 관계자는 “평창비엔날레의 방향성은 1년 6개월 전부터 기획된 것”이라며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비엔날레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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