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시원한 공기며 사방이 수평선으로 자유스럽게 터진 바다를 섬 말고 어디서 만날 수 있으며 육체적 황홀을 경험하고 살 수 있는 곳이 섬 말고 또 어디에 있겠는가?”(장 그르니에)
경기 서해안에는 수도권 시민들이 찾기에 멀지 않고 힐링 휴가를 즐기기에 좋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은 보물섬’들이 적잖게 남아있다.
○ ‘나만의 섬을 찾아서’
입파도는 화성 전곡항에서 정기여객선에 올라타 누에섬 등대전망대와 제부도 사이를 지나 바닷바람을 맞으며 50여 분이면 도착한다. ‘서서 파도를 맞는 섬’이라는 이름만큼 0.44km²의 작은 섬으로 가장 높은 곳이 해발 50m에 불과하다. 남북 해안의 붉은색 기암괴석이 해송과 잘 어울려 입파홍암(立波紅岩)으로 불린다. 화성 8경 중 하나다. 바닷물이 맑고 썰물 때도 물이 빠지지 않아 해수욕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당일 코스로 적당하고 민박도 있다.
입파도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는 들국화가 섬 지천으로 피는 국화도가 있다. 화성 궁평항(40분)과 충남 당진 장고항(10분)에서 정기 여객선이 운항된다. 면적이 0.39km²로 주민 60여 명이 거주한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많이 나는 조개의 껍데기가 국화꽃을 닮았다고 해서 국화도로 부른다고 한다.
선착장에서 길을 따라 야트막한 언덕을 넘으면 길게 휘어진 국화도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데 민박과 펜션 등 숙박,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특히 북쪽의 매박섬과 남쪽의 토끼섬은 썰물 때면 갯바위와 모래밭이 드러나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1시간이면 조개와 고둥을 주워 양파자루 하나를 채울 수 있다. 웅장한 석양과 눈부신 일출이 긴 여운과 감동을 준다. 당일치기 여행도 좋지만 하루 정도 머물면서 숨은 매력을 하나씩 찾아보는 게 좋다.
○ 일출과 석양의 감동
안산 대부도에서 남서쪽으로 24km 떨어진 풍도는 천혜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봄이면 노루귀와 복수초를 시작으로 초롱꽃 풍도대극 바람꽃 등 수많은 야생화가 섬을 뒤덮어 사진작가들이 특히 많이 찾는 곳이다.
또 노래미와 우럭 광어 농어 등 어종이 풍부해 바다낚시를 즐기기에 좋다. 선착장에서 마을로 들어서면 대남초등학교 풍도분교의 아담한 담벼락에 예쁘게 그려진 벽화가 정겨움을 더한다. 해안 산책로 주변의 진장수리 해변은 몽돌이 깔려있는 이색 해수욕장이다. 섬의 서쪽 해안에 자리한 붉은 바위를 뜻하는 북배는 해질녘 노을이 아름답다. 민박은 인원에 따라 5만∼7만 원으로 식사는 1인 6000원이다.
풍도에서 뱃길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육도는 끝눅섬 질마섬 육섬 가운데눅섬 정철이섬 미육도 등 여섯 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여객선은 가장 큰 육섬의 육도항에 정착한다. 나머지 섬들은 낚싯배 등으로 이동한다. 육섬은 면적 0.13km², 29가구 43명의 주민이 사는 초미니 섬으로 3km의 해안을 돌아보는 데 1시간 걸린다. 해안의 북쪽 끝으로 갈대밭이 장관이다. 펜션이나 민박에서 취사가 가능하지만 슈퍼마켓이 없어 배를 타기 전에 꼭 장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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