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관리구역 따라 희비 엇갈린 탄천주차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3일 03시 00분


강남구 차량 긴급대피해 피해 막아… 늑장 대응한 송파구쪽은 40대 침수

서울 경기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22일 서울 탄천공영주차장에서는 차 주인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탄천을 기준으로 동쪽에 있던 차량은 40대가 침수된 반면에 서쪽에 있던 주차 차량은 단 한 대도 침수 피해를 보지 않았다. 탄천을 중심으로 서쪽은 강남구, 동쪽은 송파구가 관리한다.

강남 탄천주차장을 관리하는 강남구 도시관리공단은 폭우 하루 전인 21일 오전 4시 기상청이 서울지역 호우 예비특보를 발령하자 바로 저지대 주차 차량과 대형 버스부터 이동 작업을 시작했다. 21일 늦은 오후부터는 강남경찰서의 협조로 입구 3개를 전면 폐쇄하고 모든 주차 차량을 철수시키도록 조치했다. 주인이 연락이 되지 않거나 지방에 내려간 차량은 안전지대로 견인시켰다. 작업은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졌고 22일 오전 6시 반경 길이 1.2km의 강남 탄천주차장엔 단 한 대의 차량도 남지 않게 됐다. 이날 오전 6시 9.5mm에 불과했던 강남구 삼성동의 시간당 강우량은 오전 7시 58.5mm로 급증해 탄천이 범람했지만 강남 탄천주차장엔 아무 피해가 없었다. 지난달부터 강남경찰서, 강남구와 협조해 집중호우 시 탄천주차장 피해 방지를 미리 준비했던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반면에 송파 탄천주차장을 관리하는 송파구 시설관리공단은 21일 오후부터 저지대 차량을 이동시키고 고객에게 문자메시지로 비가 올 거라고 통보했지만 적극적으로 차량을 철수시키진 않았다. 비가 한창 쏟아지기 시작한 22일 오전 6시 40분부터 주차 차량 주인에게 급히 연락을 돌려 차를 빼도록 조치한 뒤 자체적으로 70여 대를 견인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결국 버스 9대, 화물차 4대, 승용차 27대 등 차량 40대가 물에 잠겼다. 피해 승용차들은 대부분 이 주차장에 관광버스를 주차하는 버스 운전사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구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견인 작업이 시작됐을 때는 버스 운전사들이 운행 중이라 연락이 잘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동주·곽도영 기자 djc@donga.com
#강남구#긴급대피#탄천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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