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공짜밥-공짜가방 챙기던 경찰, 수상하더라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5일 03시 00분


가짜 근무복 입고 권총 무전기 갖춰… 경찰 희망했던 30대 사칭혐의 영장

6월부터 서울 강남권 유흥가에는 ‘수상한 경찰’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경찰 근무복을 입고 혁대에는 권총과 무전기까지 꽂은 전모 씨(36)는 “불법 영업 단속 중”이라며 강남 일대 포장마차 거리를 기웃거렸다.

상인들은 처음 보는 경찰이었지만 비옷까지 받쳐 입고 호루라기를 불며 교통정리를 하는 전 씨를 의심하지 않았다. 전 씨는 손님이 뜸한 새벽녘이면 포장마차에 들어가 4500원짜리 쇠고기국밥으로 끼니를 때웠다. 포장마차 주인은 경찰에게 밉보여 불시 단속을 당할까 봐 밥값도 받지 않았다. 전 씨에게 3만 원짜리 가방을 거저 내준 노점상 주인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식으로 전 씨는 두 달간 10차례 무전취식을 하고 가방과 비옷 등을 공짜로 받아냈다. 전 씨는 22일 “이상한 경찰이 음식 값을 안 내고 취객의 주머니를 뒤진다”는 첩보를 듣고 잠복 중이던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전 씨의 경찰복과 장비는 모두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산 가짜였다. 청계천(지하상가)에서 1만 원을 주고 만든 플라스틱 가짜 경찰 신분증도 갖고 있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공무원 자격 사칭 등 혐의로 24일 전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직업이 없는 전 씨가 ‘원래 장래희망이 경찰이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밥#사칭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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