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감사원 “제3연륙교 사업 지연 정부-인천시-LH 책임”

영종-청라 주민들 “우리가 속았다” 분통

“감사원 감사 결과 정부 인천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제3연륙교 건설을 빌미로 영종하늘도시와 청라국제도시에 아파트를 분양받도록 부추긴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인천 영종하늘도시와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입주민과 입주예정자들은 24일 제3연륙교(청라∼영종) 건설사업이 수년째 지연된 책임이 정부와 인천시, LH 등 관련기관에 있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접하고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의 요지는 국토교통부(옛 건설교통부)가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 등 유료 도로 건설을 민간 사업자에게 허가하면서 무료인 ‘제3연륙교’가 건설되면 통행량이 줄어들어 발생하는 손실을 보전해 준다는 약속을 하고 이를 숨겼다는 것이다. 또 인천시도 손실 보전 내용을 알면서도 제3연륙교의 건설비를 영종하늘도시와 청라국제도시의 건설 원가에 포함시킨 책임이 있다는 것. 이어 감사원은 LH는 제3연륙교 건설비를 아파트 분양용지에 포함해 분양하고 제3연륙교를 ‘개설 추진’ 또는 ‘신설 예정’으로 홍보해 건설사와 아파트 분양자 간에 소송이 발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4월 현재 제3연륙교 건설 지연과 관련해 주민 등이 낸 23건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건은 1심에, 1건은 2심에 계류 중이다. 만약 제3연륙교 건설 지연의 책임이 정부 인천시 LH에 있다는 감사원의 결론을 법원이 받아들인다면 주민들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입주자들은 2월 1일 기반시설 미비로 집값 하락 피해를 봤다며 시공사와 시행사를 상대로 낸 분양계약 해제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분양 대금의 12%를 배상하라고 판결(1심)을 받아 일부 승소했다. 그러나 배상 액수가 적다며 2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영종하늘도시 입주예정자대표연합회 정재훈 부회장(47)은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시공사 금융권의 독촉에 시달려 빚을 내 입주를 했지만 영종하늘도시는 아직 입주하지 않은 집이 많고 대중교통도 없어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LH가 영종하늘도시 6개 아파트 단지별로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지만 8월부터 순차적으로 셔틀버스 운행을 중단할 예정이어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