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붉은 재앙’으로 불리는 적조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전남과 경남 등 남해안 전역에 적조경보가 발령됐고 경북 동해안에도 6년 만에 적조주의보가 내려졌다. 경남에서는 어류 폐사가 급증하면서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8일 국립수산과학원 등에 따르면 올해 적조는 예년에 비해 전남은 50일 정도 이른 지난달 26일 고흥군 내나로도 동부해역에서 처음 나타났다. 경남에서도 다른 해 평균보다 보름 일찍 발생했다. 특히 장마가 중부지방부터 시작되면서 남부지방은 거의 장마의 영향을 받지 않은 채 폭염이 이어져 바다 수온이 올라가는 등 적조 발생 조건이 형성됐다.
현재 고흥군 내나로도 동부해역∼경남 거제시 지심도 동부해역까지 적조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은 경남 통영시 욕지도∼연화도∼한산면 곡용포∼산양읍 오비도 해역이다. 바닷물 1mL당 6000∼7500개체가 검출됐다. 지금까지 통영과 거제, 남해지역 양식장 106곳에서 1154만8000마리가 폐사해 전체 피해액은 60억5600만 원에 이르고 있다. 매일 피해가 추가되고 있어 105억 원의 피해를 낸 2007년 이후 최대 피해가 예상된다.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호미곶 해역에도 6년 만에 적조주의보가 발령됐다. 경남도 김상욱 어업진흥과장은 “적조 띠가 사라졌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게릴라식이어서 대응이 어렵다”며 “어장 밀집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돼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양식어민들은 “적조로 피해를 보게 된 것도 힘들지만 떼죽음한 물고기 처리가 더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폐사 피해에 대한 보상 요청이나 보험 처리를 위해 죽은 물고기를 양식장에서 건져 조사가 끝날 때까지 보관해야 하기 때문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