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자 의료-교육비 환급 4분의 1로 축소

소득공제 대신 10% 세액공제 추진… 公기관 이전뒤 남은 땅 사면 稅감면

정부가 내년부터 근로소득자 연말정산 때 의료비와 교육비에 대해 소득공제를 하는 대신 지출액의 10% 안팎을 세액공제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고소득자가 돌려받는 세금이 지금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31일 국회와 정부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13년 세법개정안’을 다음 달 8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거쳐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는 근로자가 1년 동안 지출한 의료비와 교육비를 비용으로 인정해 소득공제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공제를 하는 대신 근로자가 낸 세금에서 의료비와 교육비의 10%를 환급해준다. 예를 들어 연간 1억 원을 버는 근로자 A 씨가 의료비로 1년 동안 1000만 원을 썼다면 현재는 소득 1억 원에서 1000만 원을 제외한 9000만 원을 과표(課標·세금부과 기준금액)로 간주해 최고 35%의 소득세율을 적용한다. 소득공제 덕분에 의료비 1000만 원의 35%(소득세율)에 해당하는 350만 원만큼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이다.

소득공제가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뀌어 세액공제율 10%가 적용되면 A 씨는 의료비 1000만 원의 10%인 100만 원을 세금에서 돌려받게 된다. 연봉 1억 원인 A 씨가 의료비 지출 후 돌려받는 세금이 35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현행 소득세율은 6∼38%로 소득이 높을수록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의료비 및 교육비에 대한 세액공제 제도가 도입되면 과표가 4600만 원이 넘는 봉급생활자의 세금 혜택은 줄어드는 반면 과표 1200만 원 이하인 근로자의 혜택은 다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함께 기재부는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한 뒤 남는 땅을 사들이는 기관에 대해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자산관리공사 농어촌공사 토지주택공사(LH) 등이 공공기관 이전 후 남는 땅을 매입해 개발사업을 할 경우 취득세와 농어촌특별세를 감면해주는 것이다. 공공기관 이전 용지 매입 업무를 맡은 기관의 세 부담을 덜어 줘 개발사업에 속도를 내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세종=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