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산시와 동구청, 그리고 울산대교 건설사인 울산하버브릿지㈜가 체결한 ‘울산전망대’ 건립 협약서를 본 시민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협약서에 따르면 총 53억 원이 투입되는 높이 57m의 울산전망대가 울산대교 개통 시점(2015년 5월)에 맞춰 완공될 예정이다. 서울 N서울타워(높이 236.7m), 대구 이랜드타워(〃 202m)에 버금가는 명물 울산타워가 세워질 것으로 기대했던 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울산전망대가 ‘고양이’보다 못한 모양이 된 것은 울산시의 책임이 크다. 울산전망대는 당초 ‘울산타워’로 건립이 추진됐다. 3선인 박맹우 시장이 처음 당선된 직후인 2002년 8월 열린 ‘울산권 관광개발계획 수립(2002∼2011년) 용역 최종 성과보고회’에서다. 용역을 맡은 한국관광개발연구원이 울산 관광개발계획의 하나로 울산타워 건설을 제안했다. 이에 울산시는 2011년까지 울산타워(150m)를 울산 관광의 상징으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울산타워 청사진은 울산대교 건설이 추진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현대건설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 울산하버브릿지는 2004년 9월 울산대교 사업권을 따내면서 높이 23m의 ‘울산대교 전망대’를 건설해 기부하기로 했다. 그러자 동구청은 “전망대를 높여 울산타워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때부터 남-북-중구와 울주군 등 다른 구·군도 울산타워 유치에 뛰어들었다. 울산시는 어느 자치단체의 손도 들어줄 수 없는 남감한 상황이 됐다. 이에 시는 23m 높이의 전망대를 57m로 높이기로 동구청, 울산하버브릿지와 합의했다. 추가사업비 30억 원은 울산시가 부담하기로 했다. 명칭도 ‘울산대교 전망대’에서 ‘울산전망대’로 바꿨다.
높은 전망대나 타워가 건립돼야만 도시의 세(勢)가 커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왕 지으려면 제대로 지어야 한다. 장훈익 울산과학대 교수의 제안처럼 전망대 자리에 높이 100∼150m의 울산타워를 짓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 이곳이 적지가 아니라면 여론 수렴을 거쳐 염포산이나 무룡산, 학성공원, 남산, 문수산 등 울산 전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150m 이상의 울산타워를 건립해 울산의 상징물로 만들면 어떨까. ‘산업수도’ 울산, ‘부자도시’ 울산의 자존심이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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