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8시 경기 국립과천과학관 노천극장. 어두운 밤하늘 속에 숨은 별을 찾는 이벤트가 펼쳐졌다. 과학관 이현배 사무관이 직녀성(베가)을 설명한 뒤 별의 위치를 알려주자 관람객들의 시선이 일제히 하늘로 향했다. 앉은 채로 고개를 한껏 뒤로 젖힌 부모, 일어나서 하늘을 쳐다보며 손짓을 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이어 별을 찾았다고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하는 가족, 별을 찾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가족, 자기가 찾은 별이 맞다고 서로 우기는 가족 등 다양한 풍경이 펼쳐졌다. 또 견우성(알타이르)을 찾아보자는 이 사무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재잘거리던 아이들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나기 시작했다.
관악산이 바로 앞에 자리한 과학관. 행사 진행을 위해 불을 끄자, 별들이 하나둘씩 수줍은 듯 모습을 드러냈다. 별에는 문외한인 기자의 눈에는 처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천천히 집중을 하고 살펴보자 20여 개나 되는 보석 같은 별들이 나타났다.
이어 노천극장 뒤에 위치한 천체관측소에서 망원경을 이용한 관측이 이뤄졌다. 3개의 망원경을 통해 여름철 밤하늘에 잘 보이는 아르크투루스(적색거성)와 직녀성, 옷걸이성단을 살펴봤다. “왼쪽 눈으로 보면 별이 예쁘게 보이고, 오른쪽 눈으로 보면 관찰하기에 좋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과천과학관은 연구원 전용인 보현산천문대의 망원경(렌즈지름 1.8m)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망원경(1m)을 관객에게 제공했다. 처음에는 렌즈의 초점이 별과 잘 맞지 않아 대부분 관찰을 못했지만, 말미에 관측에 나선 관람객은 운 좋게 알비레오(백조자리 이중성)를 볼 수 있었다.
이날 행사는 과천과학관이 천문 문화의 대중화를 위해 무료로 마련한 제1회 토요관측회. 앞으로 겨울까지 매주 이곳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은 천둥 번개를 동반한 국지성 폭우에도 불구하고 가족 단위 관람객 250여 명이 참가했다. 천체관측소는 이 행사 외에 주중에 태양을 살펴보는 낮 프로그램(20명, 무료)과 별을 관측하는 밤 프로그램(30명, 1만 원)을 진행한다. 실내 천체투영관에서 별자리를 살펴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과천과학관 관계자는 “11년을 주기로 태양 내의 움직임이 활성화되는데 올해가 11년의 중간으로 태양의 흑점과 홍염을 어느 때보다 제대로 잘 볼 수 있다. 올해를 놓치면 2024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매점이나 식당이 없어 물이나 간단한 먹을거리는 직접 챙겨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sciencecenter.go.kr)를 참조하면 된다.
양주시 장흥면에 있는 송암스페이스센터(www.starsvalley.com)는 사설 천문대로 당일, 1박 2일, 2박 3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해발 450m의 천문대를 오르는 케이블카는 여름밤의 또 다른 낭만을 선사한다.
올해 3월 개관한 안성시 보개면 안성맞춤천문과학관(www.anseong.go.kr)은 홍보를 위해 관람비가 무료다. 300mm 굴절망원경을 비롯해 반사식 망원경 12개가 있다. 굴절망원경은 토성의 줄무늬까지 관측이 가능하다. 과학관에는 남사당 전용공연장, 사계절 썰매장도 있다.
지하철 4호선 대야미역에서 가까운 군포시 누리천문대(www.gunpolib.or.kr/nuri)는 규모는 작지만 접근이 쉽고, 대야도서관이 운영해 이용료가 무료다. 저녁과 낮 프로그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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