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6시경 서울 혜화경찰서에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종로구 동숭동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매장에서 40대 남성이 진열된 텀블러를 고르는 척하다 가방에 넣고 도망쳤다는 내용이었다. 지난달부터 한 남성이 올 때마다 텀블러가 사라진다는 신고 때문에 경찰에 ‘대학로 텀블러 도둑 경계령’이 내려진 지 한 달 만이었다. 텀블러는 음료의 온도를 유지해주는 냉·보온컵으로 개당 가격이 3만∼5만 원이다.
출동한 경찰에 붙잡힌 범인은 평범한 회사원 한모 씨(40). 경찰 조사 결과 그는 6월 중순부터 퇴근하면서 서울 곳곳의 스타벅스 매장을 돌며 두 달 사이 19차례에 걸쳐 42개(200만 원 상당)의 텀블러를 훔쳐 집에 보관해왔다.
미혼인 한 씨는 “결혼이나 직장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텀블러를 훔쳤다”며 “훔칠 때마다 스릴을 느껴 기분도 좋아지고 스트레스도 풀렸다”고 털어놨다. 혜화경찰서는 한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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