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철원-고성 “DMZ 세계평화공원 우리가 적격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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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연천-파주와 유치경쟁 나서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의회 연설에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제안한 뒤 접경지역 자치단체들이 세계평화공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철원군과 고성군이 세계평화공원 유치에 나섰고 경기 연천군과 파주시도 경쟁에 가세했다.

강원여성 100인회는 지난달 DMZ 세계평화공원 유치 결의대회를 열고 강원도 유치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강원도의회도 접경지역 시군번영회 및 이통장 협의회를 열고 세계평화공원의 강원도 유치에 힘을 모으기로 결의했다.

○ 철원은 지정학적 한반도의 중심

철원행정개혁시민연합은 최근 ‘남북 철원군 DMZ 세계평화공원 공동조성 청원’이라는 건의문을 통해 세계평화공원의 철원 조성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철원지역에는 6·25전쟁 당시 최고의 격전지였던 철의 삼각지대가 있을 뿐 아니라 남북 군사장비 및 병력이 집중돼 있는 중무장지대”라며 “DMZ의 상징성과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남북 철원군에 세계평화공원이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철원지역 10여 개 주요 사회단체들은 6월 ‘DMZ 세계평화공원 철원유치위원회’를 창립하고 범군민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유치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철원이 지정학적으로 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한 데다 북한 노동당사 등 남북 분단의 상흔이 많아 세계평화공원의 적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휴전선 155마일(약 249km) 가운데 약 30%에 해당하는 70km가 철원군을 통과하고 백마고지, 김일성고지, 저격능선 등 6·25전쟁 때 격전지가 남아 있다.

김종민 강원발전연구원장은 지난달 24일 박 대통령이 강원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철원이 세계평화공원의 최적지’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DMZ 내 태봉국 철원성의 공동복원’, ‘서울∼원산 연결축선의 평화관광자원 개발’, ‘개성공단 역개념의 평화산단 조성’ 등을 들어 철원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 고성은 설악산과 금강산 잇는 생태축

고성군번영회와 이장단협의회 등 10여 개 기관 단체도 지난달 ‘DMZ 세계평화공원 고성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범군민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붐 조성에 나서는 한편 민관 공동으로 대정부 건의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정부 부처와 정당, 국책연구기관, DMZ학회 등에 유치 건의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고성 주민들은 통일전망대 주변 DMZ 일원에 해금강 구선봉 대강해안 등 한반도 최고의 자연생태 명소가 있고 국내 유일 3대 생태축인 DMZ, 백두대간, 동해를 모두 보유한 고성이야말로 세계평화공원의 적지라는 입장이다. 또 고성은 설악산과 금강산을 연결하는 백두대간의 생태 중심에 있고 남북을 연결하는 철로 및 도로가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특히 2011년 7월 접경지역지원특별법에 근거해 계획한 접경지역종합발전계획에 ‘금강산∼DMZ∼설악산을 연결하는 한반도 평화공원 조성사업을 남북 공동협력 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고 명시된 점도 고성 유치의 당위성으로 들고 있다.

이성수 고성군 접경개발기획단장은 “DMZ를 거점으로 평화공원을 조성한다면 미래 통일 후에도 손색없이 의미와 가치를 지속할 수 있는 지역이 적지일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고성이 가장 뛰어난 조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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